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문제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면서 교육과정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연간 670억원에 이르는 어린이집 누리예산을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면서 임시방편식 조각 편성과 돌려막기, 나눠쓰기 등 누더기 예산으로 전락한 가운데 재원조달 방안으로 놓고서 시와 교육청이 첨예한 입장차를 보여 누리과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광주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누리예산은 지난 1월에 이어 4월, 6월까지 3차례 4자 회동을 통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예산 9개월분을 긴급 수혈해왔다.
당초 올해 본예산에서 전액 삭감됐으나, “파국은 막아야 한다”며 시장과 교육감, 시의회 의장과 교육위원장이 머리를 맞대 번번이 땜질식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남은 3개월분을 놓고는 시와 교육청의 이견차가 워낙 큰 데다 불신의 골마저 깊어 긴급 수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선(先) 집행금을 포함해 어린이집 누리예산 670억 전액을 먼저 편성해야 관련 예산을 전출해 줄 수 있다.즉 더 이상의 돌려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예산은 기본적으로 국가 책임이고, 광주의 경우 시가 미납한 학교용지부담금 1075억원을 주면 우선 편성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반론도 만만찮다.
시는 교육부에서 2차례 내려 보낸 국고 예비비와 미리 지급한 내년도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교육세 보전충담금 등을 더하면 670억원을 편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한편 학교용지부담금은 부담하되 시 재정 상황을 감안해 매년 100억원씩 분할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이 확보된 예산을 누리과정, 특히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최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학교용지부담금을 어린이집 누리예산과 연계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확보된 예산을 누리예산에 우선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시 교육청은 국고 예비비는 1, 2차 합쳐도 115억원에 불과하고 최근 지급된 교부금 575억원은 기본적으로 내년도에 사용할 예산인 데다 냉·난방과 화장실 개선, 내진 설계 등 교육환경개선비 명목으로 집행될 돈이라는 입장이다.
다른 광역자치단체들이 학교용지부담금을 전액 또는 일부라도 부담하고 있으나, 광주는 1999년 이후 51개 신설학교 용지 매입에 대한 부담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누리예산 떠넘기기로 지방교육재정이 바닥나면서 올해 교육환경개선이 계획대비 고작 26%에 그쳤다”며 “공교육이 누리예산에 발목을 잡히고 예산을 땜질하는 비정상적 상황은 이제라도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예산의 책임 소재와 재원 조달 방안, 확보된 예산의 우선 순위 등을 놓고 시와 교육청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어 빠른 시일 안에 해결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10월 이후 예산 지원 중단에 따른 누리과정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차 교육비 추경안 제출일이 오는 28일까지여서 교육청이 누리예산을 포함한 추경안을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금은 보육료 22만원에 교사 처우개선비와 운영비 7만원을 합쳐 1인당 29만원이며 광주에서는 원아 2만147명이 지원 대상이다.
교육청 관할 교육기관인 유치원은 학비 22만원, 방과후 수업료 7만원 등 1인당 29만원으로, 광주지역 지원 대상은 2만3907명이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