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가 12일 청와대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합의문조차 내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회동에서 내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회동에서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올 수 있다”며 각종 테러와 국지도발을 비롯한 북의 다양한 위협을 경고 했다.
또 “주한미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배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추마애 더불어민주당 대표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드로는 북핵을 막을 수 없으며, 국회동의를 거쳐야 한다”며 반대했다.
회동 참석자들은 잠깐 김정은을 규탄한 것 빼고는 1시간 50여 분 동안 5차 북핵 실험의 상황인식, 방법론, 후속 조치 등 거의 모든 이슈에서 평행선을 그었다.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미흡했다. 정치권이 힘을 합쳐 어떻게 북핵위기를 돌파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다.
국민들은 이번 청와대 회동에서 정파적 선명성보다 국가 위기 앞에 한 목소리로 대처하는 정치지도자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정치 지도자들이 보여준 건 빈약한 정치력뿐이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북핵은 ‘당면한 위협’이자 국가 생존의 문제가 됐다.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가 연내냐 내년이냐의 시간문제가 됐음은 말할 것도 없고, 2020년이면 핵탄두 100기를 만들 만한 핵분열 물질을 확보하고 미 본토까지 발사 가능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런데 과연 중국이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넘어서는 새로운 결의안에 동의할지 의문이다.
중국으로선 비핵화보다 북한 정권의 안정이 더 중요한 사안이기에 북한 정권의 생존에 위협을 가하는 것에는 반대할 것이다.
미국이 독자 제재를 시행하겠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수준과 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꿀 수 없다. 북한이 신뢰하고 또 두려워하는 것은 군사력이다.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전략적 결단을 받아 내기 위해서는 불행히도 군비경재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단순한 양적 군비경쟁이 아니라 북한의 취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북한에 앞서가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옛 소련의 경우에서처럼 군비경쟁에서 북한이 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때 북한은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이다. 한국판 스타워즈를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판 스타워즈는 정보(imformation), 공격(offense), 방어(defense) 그리고 방호(protection) 4개 축을 균형 발전시켜 북한의 군사 위협을 줄이고 제거해야 한다. 북한 전역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정보체계가 필수적이다. 북한이 핵을 사용하기 전 제거하는 타격 능력도 필요하고, 북한의 보복 반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체계와 우리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호책도 있어야 한다.
문제는 속도와 수준이다. 지금 정부가 제시한 속도와 수준으로는 북한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KAMD나 킬체인의 완성 목표 연도는 2023년이다.
앞으로 7년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더욱 고도화. 다종화되고, 우리는 더욱 심각한 북한의 위협에 놓이게 될지 모른다. 우리 군사 능력을 최대한 빨리 북한이 두려워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만의 능력으로 안 될 때에는 미국과 일본의 능력을 빌려야 한다.
북한의 위협이 변했다면 주한미군의 전력 구조와 규모도 이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미국은 말이 아닌 구체적 행동으로 대한민국 안보 공약을 확인하고 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간 꺼려 왔던 전술핵 재배치도 고려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유럽에서와 같은 핵계획단 (NPG.Nuclear Planning Group)을 한미 간에 설치해 핵 확장 억지의 신뢰도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내에서 독자 핵 능력 확보 주장이 사라질 것이다.
일본의 능력과 자산도 우리의 안보이익을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 북한의 위협이 질적으로 변하고 증가하는 마당에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나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더 미룰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1992년 비준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어긋나지만 북한의 핵무기가 완성 단계에 이른 시점에서 이 선언은 실질적으로 폐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은 연내로 예상되는 6차 핵실험을 마치는 대로 핵 보유 굳히기에 들어갈 태세다.
한미가 선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놓고 전략 검토를 면밀하게 해야 한다.
나라의 존망이 걸린 위기에 국론을 한데 모으는 데 앞장서도 시원찮을 판에 지도자들이 자기주장만 하다가 등을 돌려 버렸다. 정녕 국민은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