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할 말 하 안’을 아시나요?
김요한 시인·목사
작성 : 2016년 08월 25일(목) 17:41 가+가-
부부관계가 원만치 못하다해도 서로 싸울때는 소망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로 싸움조차 포기하고 무관심으로 일관할 때는 위기라는 것입니다. 해도 해도 안되는 어쩔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의 말이 삼일을 넘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이렇게 보면 요즘 세상이 여간 무딘날이 된 것 같습니다.
소리쳐봐야 들어주는 사람이 없고, 기껏 힘을 쏟아봐야 칼로 물베기이니 김이 빠질 수밖에 없는것이지요.
아무리 잘못됨을 지적해도 권력의 힘이나 파렴치의 깔판을 깔고 앉아 요지부동이면 어찌 하겠습니까?
하기는 쇠귀에 경읽기라는 말도 있지요. 대통령을 국민이 뽑아 앉혀 드렸는데도 무지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들을려고도 하지 않고 들은척이라도 하는 예의? 시늉조차 팽개쳐 버렸습니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내 갈길을 가겠다’ 한다고 할말이 없나요? 시정잡배라면 몰라도 한나라의 대통령께서 국민의 소리에 귀를 닿고, 지친 국민은 이제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지...’하면 그나라 꼴이 꼴이겠습니까. 요즘 젊은이들 가운데 유행어, 신조어가 많습니다. 잠깐 스쳐들어서는 분명 한국말인데 국어사전에도 없는 뜻이 난감한 단어들입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쏟아내는 신조어가 세상풍조를 가감없이 표현하는 것이라는 긍정적 판단도 공감하는바입니다.
얼마전 대통령께서 사석도 아닌 비중 있는 행사(광복절 행사로 기억됨)에 ‘이만큼이면 이 나라가 잘 돌아가고 있고 경제대국이요.
자랑스러운 국력인데 나라를 비방하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비난을 쏟아낸다’는 투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경기가 심각하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며 비정규직은 늘어가고 뚜렷한 대안은 없고 출산율은 떨어지고 처녀 총각이 시집 장가가는 일을 포기하는 등, 삶이 피곤하고 지치고 어려워 [헬조선]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는데 이에 심기가 몹시 불편하셨던 모양입니다.
자식이 어쩌다 부모에게 떠거지를 쓸수도 있고, 이때 부모는 내면의 감정이 아닌 외적 감각적 격분을 쏟을수도 있을것입니다.
그러나 이때 짜증내고 소리치는 부모의 마음은 온통 사랑인 것입니다. 사실 [헬조선]이라는 말은 외국 언론이 먼저 썼다고 합니다.
우병우 사태를 바라보는 나라전체가 편치 못합니다. 그가 국가에 큰 공을 세우신분도 아니요. 그렇다고 그 조상이 국가 독립에 기여한 것도 아닙니다.
그져 용케 권력의 실세로 그 윗 권력에 비위를 잘 맞춰온 그가 높은 자리중 빛나는 자리인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올랐는데,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는 대통령의 지근에서 국정운영에 중요한 사안들을 대통령께서 잘 판단해 가실 수 있도록 참모직임들 감당하는 것 뿐인데, 문제는 어느때 부터인가 국민위에 군림하는 모양으로 공직자로서 적합지 않은 온갖 비리에 휘말렸으면서도 임명권자인 대통령도 부끄러운 본인도 아예 세상소리에 묵묵무답이니 그곁의 충직을 자처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울화가 치미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요 며칠사이 바로 ‘할 말 하 안’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그 뜻이 궁금하시죠? 저도 한참을 수수께끼 풀 듯 헤매었습니다.
뜻인즉, 할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라는 뜻이라는 군요. 듣고나서 세상에 대한 불안이 밀려왔습니다. 해도 해도 듣지 않고, 해도해도 너무하니 이제부터는 아예 ‘할말을 하지 않기로’ 작정한 국민들… 그래서 세상은 이제 조용해지겠구나, 그러나 잘못을 지적했던 목소리가 이런 연유로 그치고 만다면 그렇게 깨어 있어야 할 민중들이 잠잠해져 버린다면 배짱 두둑한 저들은 이제야 속시원하다. 아무리 떠들어대도 듣지 않겠다는데야 저들도 지치지 않고 별수 없잖은가.
우리의 판단이 옳고 옳았다.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고 받아들이지 않을까? 사실 그러고도 남을 위인들 아닙니까?
그래서 다른 신조어들은 그대로 두어도 ‘할말하안’ 만큼은 함께 지워 버립시다.
북한의 거침없는 도발을 보면 우리모두 살기좋은 평화로운 민주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더욱 높아져야 할때가 아닌가 합니다. 지금은 ‘할말하안’으로 숨어들 때가 아닙니다.
편집팀 기사 더보기

tdh1234@naver.com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