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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을 만나는 딸은 행복했다
작성 : 2016년 08월 10일(수) 17:52 가+가-
문민용 한국경목총회 이사
한 여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의 어머니는 스무 살 때, 뇌경색으로 뇌세포 일부가 죽어 앞을 못 보게 되었습니다.
스무 살 젊은 나이에 시력을 잃었으니 굉장히 고통스럽고 번민도 많았습니다.
자살도 여러 번 생각했다고 합니다.
별별 생각을 다 하다 ‘그래도 살아야겠다.’ 는 생각이 들어 맹인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길을 걷는 법도 배우고, 점자도 배우고, 먹고살아야 하니까 마사지 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마사지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스무 살의 아가씨가 고독과 슬픔 속에 있다가 살기 위해 학교에 다니면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남자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둘은 사랑하고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첫 딸을 낳았습니다.
그 딸이 바로 그 여학생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딸이 태어나자마자 두 사람은 이혼했습니다. 이혼한 후, 앞을 못 보는 엄마는 어린아이를 도저히 키울 수 없었습니다. 친척들에게 찾아가 마사지해서 번 돈을 주며 아이를 길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친척들은 돈을 받는 것이 좋긴 하지만, 갓난아이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기에 마지못해 받아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천대를 받고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며 자라야 했습니다.
그래도 어릴 때는 별 생각 없이 지냈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처지가 보였습니다.‘나는 왜 이렇게 불행해야 돼? 다른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같이 지내는데, 나는 왜 엄마와 함께 있지 못하고 남의 집에서 괄시를 받으며 서럽게 살아야 해?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엄마는 키울 능력도 없으면서 왜 자식을 낳았어? 차라리 태어났을 때 죽이든지, 아니면 고아원에 보내든지 하지.’학생의 마음에 엄마에 대한 불신, 친척들에 대한 원망, 사회에 대한 불신이 점점 자라 마음을 가득 채웠습니다. 삶이 비뚠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학생은 그 모든 원인을 엄마에게 돌렸습니다. 후에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지만 한집에서 먹고 자고 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것은 엄마에 대한 불평과 원망이었습니다. “왜 나를 낳았어? 왜 고아원에 보내지 않았어?” 하며 엄마를 공격하고, 엄마가 어렵게 마사지해서 번 돈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받아내 술을 마시는 등 함부로 썼습니다.
이 여학생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하지만 삶에 대한 원망과 불평은 사라지지 않고, 대학 생활도 지겹고, 죽고 싶고…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삶을 바꿀 수 있는 길을 찾던 중에 해외봉사단을 모집하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테두리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맛보고 싶어서 바로 봉사단에 지원했습니다. 봉사를 나가기 위해서 받아야 하는 교육을 마치고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떠났습니다.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살면 마음이 좀 편해지고 삶이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말입니다. 하지만 탄자니아에 가서도 사는게 힘들었습니다. 함께 간 단원들과 지내려니 부딪히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참다 참다 견딜 수 없어서 ‘에이, 그만둬야겠다! 한국에 돌아가야겠다!’ 하고 가방을 쌌습니다. 그때 봉사단원들을 지도하는 지부장님이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무슨 일이야? 이야길 해 봐. 그래야 우리가 도울 수 있잖아.”늘 마음을 숨기고 대화를 피하던 학생은 처음으로 그동안 숨겨왔던 비밀, 앞을 못 보는 어머니 이야기와 어린 시절 힘들게 지낸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네가 어려웠구나. 참 괴로웠겠구나.
그런 이야기를 진작 하지 않았어? 우리가 마음으로 함께했을 텐데... 너희 어머니는 너 같은 나이 스무 살 때 뇌경색으로 시력을 잃으셨어. 하루아침에 모든 게 어둠으로 변했어. 어머니는 그 어둠 속에서 무엇인가 찾고 싶어서, 빛을 보려고 발버둥을 치셨을 거야. 그러다가 널 낳았을 때,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셨을 거야. 너는 그냥 딸이 아니고 엄마의 기쁨이고 빛이었어. 넌 그런 엄마의 마음을 생각해본 적 있니?”학생은 놀랐습니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동안 자기 마음에 갇혀서 자기 테두리를 넘어 엄마의 마음에 들어가서 엄마의 마음을 느끼거나 만나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입니다.
21년 동안 생각해본 적이 없는 엄마의 마음을 처음으로 더듬어보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며칠이 지나 그 여학생의 생일이었습니다. 그 날 아주 오랜만에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엄마, 나” “그래, 몸은 건강하고? 밥은 잘 먹고?”전화기를 통해 흘러오는 엄마의 목소리를 통해 처음으로 엄마의 사랑이 느껴졌습니다.“엄마 나를 낳아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엄마가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딸을 낳고 21년 만에 처음으로 딸에게서 들어본 고맙다는 이야기. “엄마, 난 엄마가 내 엄마라서 너무 좋아.” “나도 우리 딸이 이렇게 잘 자라주어서 너무 좋아.”딸은 이제 엄마와 마음이 하나가 된 겁니다. 그 여학생이 1년간의 해외봉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두 모녀는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혈액형은 알지만 마음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릅니다. 마음에서 왜 고통이 생기고, 슬픔이 일어나고, 과격한 성격이 나타나는지 모릅니다. 삶에 여유가 있다고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마음의 세계를 알아야 합니다. 21살이 되도록 어머니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여학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에 대해서 알고 다스릴 줄 안다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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