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대인시장이 활기를 찾은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백화점이나 인터넷 판매확산 등으로 침체일로는 걷던 대인시장은 7~8년 전부터 청년작가들이 입주해 ‘문화’를 입힌 덕분에 예술시장으로 떠올라 전국 명소가 됐다.
가난한 청년작가들은 시장의 빈 점포를 싸게 임대받아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불편한 환경에도 작가들의 창작 노력으로 새 바람이 일었고 여기에 야시장 ‘별장’이 개설되면서 시장이 활기를 찾은 것이다.
하지만 이름값이 높아지자 ‘얌체 상혼’이 여지없이 고개를 내밀었다. 시장을 찾는 발길이 늘자 건물주들은 3년 보증금 200만 원에 월 임대료 10만 원이던 가게 세를 보증즘 300만원에 20만 원으로 두배 가까이나 올렸다. 이 바람에 하나둘 떠나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상인회, 건물주, 세입자, 예술인 등이 머리를 맞대고 임대료 인상 자제 협약을 맺기도 했지만 강제성이 없는 터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제 송정역시장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한 건물주가 높은 임대료를 받고 프랜차이즈점을 들이려 하자 청년 상인들이 돈을 모아 계약금을 물어주고 막아냈다. 건물주는 또 상인들에게 임대기간을 보장하고, 임대료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키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참 잘 했다.
대인예술시장도 이처럼 함께 사는 사랑의 실천 길을 택해야 한다. 작가들이 들어와 어렵사리 생기를 찾은 예술시장에서 그들의 등을 떠미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건물주들이 과도한 자릿 세를 요구하는 것은 시장의 몰락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