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 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 의혹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2014년 특별감찰관법 제정 이후 실제로 감찰조사가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대통령비서실 수석 비서관이상 공직자의 비위행위에 대한 감찰을 담당한다. 감찰 개시.종료 즉시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다.
이 특별감찰관이 “지난 7월”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힌 만큼 박근혜 대통령도 휴가에 들어가기 전 보고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역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여론을 더 이상 피해가기는 어렵다고 본다.
언론과 대통령은 지금 기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특별감찰관 제도의 한계다. 특별감찰관법은 감찰대상 비위를 “대상자의 신분관계(현 지위)가 발생한 이후의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우 수석이 ‘수석비서관’이 된 것은 2015년 1월이다. 따라서 우 수석 처가와 넥슨의 부동산 거래 의혹(2011년), 변호사 시절 ‘몰래 변론’의혹(2013~2014년)등은 감찰 대상이 될수 없다.
의경 아들의 보직특혜 의혹은 대상에 포함되지만, 이는 곁가지에 불과하다.
야당에서 이번 감찰을 두고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또한 특별감찰관은 범죄 혐의를 확인다 해도 검찰에 고발이나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
우 수석 관련 고소. 고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조사 1부에 배당된 상태인데, 감찰이 개시된 만큼 검찰이 이를 빌미로 수사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자칫하면 우 수석에게 시간만 벌어주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이런 검찰이 우 수석 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의 인사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따라서 요즘에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공수처) 설치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공수처란 고위공직자와 그 친족이 저지른 부패사건이 수사와 기소를 전담하는 독립적인 수사기구를 말한다.
공수처 신설에 관한 논의는 노무현 정부 때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시 공수처 설치는 권력형 비리 및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종합적인 부패통제법제를 마련하는 일환으로 구상된 것이었지만, 수사권 없는 부패방지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에 그치고 부패수 사기구로서 공수처 설치는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명박 부정 때에는 2010년 소위 스폰서점사 사건을 계기로 공수처 신설 문제가 다시 논의됐다.
여야는 당시 국회 내에 사법제도 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검찰개혁방안을 논의했지만, 검찰의 강력한 반발로 공수처 설치는 또 다시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그러다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검사 비리 사건이 잇따르자 여야 정치권은 대선 공약으로 하나같이 검찰개혁 방안을 내걸었다.
당시 야당 후보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공수처의 설치 방안을 검찰개혁 과제로 공약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권력형 비리사건의 수사를 기존의 검찰 조직에 맡길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3년 3월 여야는 상설 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의 도입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상설특검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상설특검법은 권력형 비리 사건에 관한 독립적이고 성역 없는 수사를 담보해 주지 못한다. 특검을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점에서 수사의 독립성 보장에 취약하고, 국회에서 개별적인 사건마다 특검에게 수사를 맡길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특검 임명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2014년 상설특검법이 제정된 이후 이 법에 따라 특검이 임명된 경우는 한 건도 없다.
공수처를 신설해야 한다. 공수처 신설은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 부패척결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반대화 검찰의 반발로 번번이 좌절됐다. 이제 독립적인 부패수사기구로 공수처의 설치는 불가피한 과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가 가장 핵심적인 광건이다.
특히 처장의 임명은 정치권력의 영향을 배제할 수 있는 추천위원회 시스템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또한 공수처는 고위 공직자의 부패사건에 관해 독립적으로 수사를 개사할 수 있어야 하며, 독립적이고 철저한 수사가 가능하도록 조직과 예산의 독립성도 보장돼야 한다.
검찰이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의 독립적인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집중화된 권력은 스스로 부패한다는 역사적 진실을 검찰 스스로가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 수석이 고소해서 시작된 수사다.
그가 수석 자리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나오는 수사 결과를 사람들이 믿어줄 리가 없다고 본다.
우 수석은 스스로의 처지를 잘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