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사실상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을 결정했지만 정부가 최종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어 그동안 후보 지역으로 거론된 지역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주 사드 배치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던 군 당국이 불과 3일 만에 입장을 바꿔, 전격적으로 공식 발표를 하더니 정작 후보 지역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일 한·미 양국의 공식 발표 이후 3일이 지난 11일 현재까지 사드 배치 지역과 최종 발표 시기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그 사이 경북 칠곡(왜관), 경기 평택 및 오산, 충북 음성, 전북 군산, 강원 원주, 부산 기장 등 여러 후보 지역들이 매체들을 통해 거론되고 있고, 이날에는 기존 후보군이 아닌 영남권 제3의 지역 배치 가능성이 새롭게 떠올랐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여전히 “확인해줄 수 없다”며 “최종 발표를 기다려 달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배치 지역을 두고 이런저런 예상이 많은데 아직까지 공식 발표가 없지 않았느냐”면서 “최종 발표를 봐 달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부 안팎에선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조치”(청와대 입장)라는 중대한 결정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국가들의 반발도 심각한 상황이지만, 국내에서도 레이더 유해성이나 군사적 효용성 등 여러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지난 2014년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반도 사드 전개를 개인적으로 미국 정부에 요청한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촉발된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2년 동안 무얼 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사·외교적으로 국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린 게 맞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가 북한의 지속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보니 성급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도 사드 배치 공식화 직후 야권을 중심으로 “정부가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밀실 결정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식 발표 이후 시간을 두고 여론을 살핀 뒤 실제 배치 시기는 다시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정부 관계자는 “군 당국이 이미 수 주 내로 발표할 것을 예고했고 배치 목표 시기도 내년 말로 얘기한 만큼 조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했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