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비리 등으로 광주지역 일부 사립학교 법인들이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가운데 광주시 교육청이 사학 비리와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나서 교육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5일 광주시 교육청에 따르면 장휘국 교육감은 지난 1일 전 직원 월례회의에서 “사학 비리 근절을 위해 법률과 기행령, 조례 개정에 힘을 쏟을 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난받을 각오가 돼 있고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강력히 대응할 생각”이라며 “썩은 부분을 과감하게 도려내는데, (내가) 좀 욕을 먹고 힘들더라도 나아갈 계획이다.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직선2기 전반기 동안 청렴한 교직사회를 위해 노력했는데, 사학에 대해선 법을 핑계삼아 조근 느슨하게 하지 않았나 반성해본다”며 “사학비리를 없애기 위해 특별한 대책을 만들 것이며 강도높은 지도·감독과 함께 법률 적용도 엄정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지난달 21일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건전 사학은 지원하고 비리 사학은 엄벌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의 나온 것으로 기존 입장보다 강도가 세 “사학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장 교육감의 입장 발표는 특히, 광주 사립학교법인협의회가 성명을 발표한 지 하룻만에 나온 것이어서 사학 법인 공동성명에 대한 공개 반박으로도 읽힌다.
광주지역 사학법인 대표 32명 중 26명은 지난달 30일 학교법인 우성학원에서 모임을 갖고, 인사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법령과 규정을 철저히 따를 것을 결의하는 한편 특정사학의 사례를 마치 사학 전체의 문제인 양 확대 해석해 사학 규제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또 시 교육청과 교육위원회에 대해서는 사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건학이념을 구현하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사학 비리를 놓고 교육청과 법인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교육 시민단체는 사학 비리 척결에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11개 단체로 구성된 ‘사학 비리 척결을 위한 광주시민대책위원회’는 4일 성명을 통해 ▲채용 비리가 발생한 낭암학원 이사진 총사퇴 ▲법인 산하 중·고교 임시이사 파견 ▲신규 교사 위탁 채용 등을 촉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병은 대개 안보이는 곳에서 시작해 보이는 곳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사학 비리가 불치병이 되기 전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 남구교육희망네트워크 준비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낭암학원의 공개 사과와 신규 교사 위탁 전형, 임원 승인 취소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정렬 사학법인협의회장은 “채용 비리는 부끄러운 일임에 틀림없지만 정도 (正道) 경영을 위해 힘쓰는 사학들도 많다”며 “모든 사학을 비리 집단으로 매도하기 보다 사학별 정체성과 건학이념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교사 위탁전형도 위화감 조성과 결속력 저해 등 부정적 측면도 있는 등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며 “교육청은 감사권이 있는 만큼 잘못된 부분이 드러나면 강력 처벌하면 된다. 모든 사학을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