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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 사퇴 정치권 자정계기로
이준구 주필
작성 : 2016년 07월 04일(월) 18:02 가+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지난 6월 29일 리베이트 사건의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했다.
원내 3당이자 제 2야당인 국민의당은 창당 다섯달 만에 선장을 일고 표류하는 난파선 신세가 됐다. 거대 여야의 독과점 정치에 식상한 표심을 파고 들어 4·13총선에서 원내 2위(26.7%)의 지지율과 38석의 의석을 확보한 성과에 비춰 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총선 후 두 달도 못 돼 터진 리베이트 사건은 국민의당이 새 정치는커녕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보다 오히려 심하게 구태정치의 관행에 찌들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대표직 사퇴회견에서 막스 베버를 언급했다.
안대표는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다. 막스 베버가 ‘책임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라며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 왔고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미리 써 우노 메모지에는 ‘막스 베버의 책임윤리’라고 쓰여 있었다. 독일의 정치사회학자인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 (1919)에서 동기가 순수하면 결과가 나쁘더라도 책임지지 않고 주위 탓으로 돌리는 ‘심정윤리’의 대구로, 행위에 대해 결과를 책임지는 ‘책임윤리’란 용어를 사용했다. 말은 옳은 말이다. 하지만 정치인 안철수 대표의 ‘철수’는 벌써 다섯 번째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 양보, 2012년 대통령 후보직 사퇴, 2014년 새정치연합 탈당… 특히 이번 대표직 사퇴는 자의보다 타의란 점에서 안 대표에겐 상처라고 본다.
그런데 안 대표는 막상 자신의 측근들이 비리의혹에 연루되자 침묵으로 일관하고, 당 차원의 진상조사도 하는 둥 마는 둥 넘어갔다.
리베이트 파문 당사자인 박선숙. 김수민 의원에 대해 ‘기소될 경우 당원권 정지’ 결정을 한 게 전부다.
3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당 핵심 간부인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이 구속된 상황의 심각성에 비춰보면 너무나 안이한 대응이다. 사태의 책임이 박선숙, 김수민, 왕주현 3인에게만 있다고 여기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온정주의에 빠져 이들의 일탈을 막지 않고 오히려 감싼 안 대표가 최종 책임을 져야 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만큼 안 대표의 자진사퇴는 불가피했다.
박·김 의원도 정치적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 안 전 대표가 정치적 순교자 같은 발언을 하며 자진 사퇴를 한 것은 자신의 대권 가도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 하려는 계산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처럼 부패와 비리에 취약한 당 체질로는 대권의 꿈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과 더 민주도 안 대표의 사퇴를 반면교사로 삼아 강도 높은 개혁에 나서야 한다.
더민주는 ‘갑질 비리 종합당’이란 비난을 받아온 서모 의원에 대해 엄정한 감사를 통해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상응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
새누리당도 5촌 조카·동서를 의원실에 취직시킨 박모 의원을 비롯해 친인척 채용.보좌진 갑질 사례를 찾아내 일벌백계해야 한다.
영국인들이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신뢰를 접고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한 데는 2009년 폭로된 ‘영국 의회 지출 사건’의 영향도 착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야 할 것 없이 가족을 의원실에 고용하거나 공금을 생활비로 유용한 사실 등이 드러나 집권 노동당 100명, 보수당 35명의 현역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도 2010년 정권이 바뀌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국민의당은 과거 ‘관행’으로 넘어갔던 일도 더는 용납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사건을 특정인 중심의 사당에서 탈피해 시스템 중심의 공당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당내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지속가능한 정당을 기약해야 한다. 국민은 정당의 건전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국회 들어 의원 특권 포기 법률안이 앞다퉈 발의되고, 정세균 국회의장이 불체포 특권 내려놓기를 약속한 건 의원들 스스로도 그런 흐름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걸 인정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사실상 ‘안철수 정당’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안 대표에 대한 의존다가 강한 정당이다.
따라서 앞으로 상당 기간 당이 혼돈상태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국민의당에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내부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당의 체질을 좀 더 민주적이고 안정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여야는 국민의당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의 뿌리 깊은 비리관행을 척결하고, 국회가 높아진 민도에 걸맞게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총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민심이 곧 천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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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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