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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비박 복당으로 원점 회귀
이준구 주필
작성 : 2016년 06월 20일(월) 17:55 가+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정확히 말하면 무소속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주도한 정진석 원내대표와 사전에 이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 간의 갈등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쿠데타”라고 공공연히 말했고, 비박계 의원들은 “작전의 승리”라고 했다.
16일 하루 새누리당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의 한 인사는 “회의전에 비주류(비박계) 쪽에서 ‘오늘 결정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회의가 시작되자 작전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친박계인 김태흠 사무부총장 등을 내보냈다.
그러곤 “오늘 복당 문제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의견을 수렴해 다음주에 결정하자”고 맞섰다. 금세 비대위는 찬반으로 갈라졌다.
“복당 논의를 더 늦춰선 안 된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차기 지도부에서 결정하는 게 낫다” (오정근위원 등)는 반대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특히 정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에게 “오늘 복당 결정을 안 하는 건 범죄”라고 공격하면서 회의가 급격히 경색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에 민세진 위원이 “민주적 절차를 밟자”고 해 무기명 투표에 돌입하게 됐다.
투표는 번호를 적는 방식(오늘 결정한다 1번, 다음주 중 결정한다 2번)이었고, ‘1번’이 6표이상 나오자 더 이상 개표하지 않았다. 뒤이어 ‘일괄 복당’(1번), ‘선벌 복당’(2번)이 안건으로 올랐고 이 역시 무기명 투표로 일괄 복당으로 결정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일괄 복당이 결정된 후 정 원내대표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화로 결과를 알려줬다”며 “그때까지 청와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친박계는 반발했다.
김진태 의원은 “유승민 의원을 복당시킨다고 화합이 되겠느냐”며 “본인의 ‘잘못했다’는 사과가 선행돼야 하고, 이렇게 중요한 문제는 의원총회를 열어 결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사무총장은 “마치 쿠데타를 하듯이 복당을 밀어 붙였다”고 말했고, 다른 친박 인사는 “청와대도 당했고, 김희옥 위원장도 당했다”고 반발했다.
어쨌든 주요 당무에서 결정권을 가진 비대위가 공식적으로 결정하고 후속 절차까지 끝낸 만큼 복당 자체를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여당 분란의 근본 원인은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자기 주장만하고 갈등을 일으킨 데 있다. 그로 인해 총선에 참패했다면 잘못된 부분을 원상회복시키는 것은 민심을 받드는 조치일 것이다.
청와대와 친박은 이런 민심을 외면해왔다.
비대위도 출범 2주일이 되도록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허송하고 있었다. 특히 유승민 의원은 ‘잘못했다’는 사과를 먼저 했어야 옳다.
사과가 화해를 하는 첫 인사가 되기 때문이다. 분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 의사에 반해 밀려나간 사람들이 되돌아오게 된 것은 새누리당이 처음으로 민심의 회초리를 받아들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축출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여당은 선거 전과 같은 원점으로 회귀하게 됐다.
157석에서 122석의 초라한 몰골로 돌아왔다. 누구도 아무도 어떤 득도 얻지 못했고 모두가 패배자가 됐다. 여권이 초토화되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는데 처음부터 그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는 소란이었다.
민심이 결정짓는 정치를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과 아집, 독선의 어이없는 결말이다. 국민들 눈에는 한편의 정치 희극으로 비칠 것이다.
지금 상황을 보면 청와대와 친박이 갑자기 행태를 바꿀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복당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를 뒤집으려 시도할지 모른다.
여기서 어떤 무리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참패하고도 환골탈태는커녕 ‘분칠’조차 하지 않았다.
총선 패인을 제공한 친박계는 패권을 놓지 않으려고 온갖 꼼수를 동원했다.
집단행동으로 ‘김용태 혁신위원회’ 출범을 무산시켰다. 국회 상임위원장 경선 과정에선 비박경제통의 기획재정위원장 당선을 막기 위해 기재위 경험이 전무한 조경태 의원을 밀었다.
하지만 사실 친박들도 복당은 시기가 문제였을 뿐 어차피 결론을 내려야 할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공멸을 피하려면 외부의 시선도 의식하면서 현실을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밀어붙이기식 당.청 관계는 이제는 불가능할뿐더러 오히려 레임덕만 더 가속화시킬 것이다. 복당 논란을 더 끄는 것은 국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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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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