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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친박 해체 선언을
이 준 구 주필
작성 : 2016년 05월 23일(월) 18:31 가+가-
18일 새누리당의 내홍이 한심한 수준이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특별위원회 구성이 친박계의 반발로 결렬됐다.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새누리당은 그 이전과 똑같이 보인다.
총선 전에는 공천을 둘러 싸고 이한구 공천심사위원장 등 친박계와 김무성대표 등 비박계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옥새 파동’까지 겪었다.
이러한 당내 분란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는 데 그쳤다.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반성은커녕 이번에는 당권을 두고 파벌 다툼을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 위기상황에서 집권당이 이 지경이니 기막힐 일이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형성된 관리 집단’을 일컫는 붕당은 조선 초 엄벌의 대상이었다. <경국대전>과 함께 보통법으로 준용됐던 중국의 <대명률> (1367은 ‘간당’ 항목을 따로 만들어 당파 행동과 황제권 침범을 엄벌했다.
참언으로 사람을 죽게 한 자, 교묘한 말로 사면을 건의한 자, 법률 대신 상사의 말만 따른 자, 실세 대신에 상소해 정치를 어지럽힌 자 등과 함께 ‘관원으로 붕당을 맺어 조정을 어지럽힌 자’가 모두 ‘간당’이었다.
간당죄인은 사면 없이 모두 참수하고, 처자는 노비로 삼고 재산을 몰수하도록 했다. 이 조항에 따라 성종 9년 (1478년) 임사홍, 유자광, 박효원등 임사홍일파가 유배됐다. 임사홍 등 척신 들은 나중에 무오사화 (1498년)에서 김종직의 제자들을 이 죄목으로 죽이거나 유배했다. 기묘사화 (1519년)의 조광조 등도 붕당을 결성했다는 죄목으로 희생됐다.
붕당에 대한 인식은 사림이 정계를 장악한 16세기 중엽 이후 바뀌었다. 선조 때에는 “이해관계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소인배들의 거짓 붕당을 물리치고 군자의 참된 붕당을 써야 한다.”는 구양수와 주희의 붕당론이 정설이 됐다. 국왕의 전제와 척신의 전횡을 막을 정치조직으로서 붕당의 역할을 옹호하는 이이 등의 주장도 나왔다.
당쟁이 조선 망국의 근원이라는 일제의 식민사관과는 다른 설명도 이런 맥락이다. 국학자 안확은 조선 시대 당팔ㄹ “적극적 정치의 발달”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나름대로 이념 지향성을 지닌 붕당 간 대립을 근대 정당에 비견하는 등 긍정 평가를 했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새누리당의 ‘친박’은 ‘참된 붕당’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에 따른 결집이라기보다 권력자와의 친소가 집단을 가르는 기준이다. 이득을 위해선 앞뒤를 가리지 않고 싸운다. 새누리당의 ‘친박’은 ‘간당’ 조항들이 들어 맞는 것 같다.
새누리당의 두 계파는 총선을 거치며 ‘정신적 분당 상태’에 있는게 아닌가 싶다. 따라서 두 계파는 곧 쪼개질 가능성이 있다.
쪼개져 친박당이 생긴다 해도 쇄신과 혁신이란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거다. 그것이 총선 민의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이 제 2당으로 추락한 헌정 사상 초유의 대 참패를 당했다.
이대론 못 믿겠으니 당의 구조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란 게 유권자의 뜻이다. 그런데도 집권 친박세력에겐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젠 의회 권력이 야당으로 넘어가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는 어차피 가시밭길이다. 대통령이 주도하는 일방 통행식 국정운영과 불통 정치론 국정의 동맥경화만 깊어질 뿐이다.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집권당과 집권세력이라면 과거와 다른 새길을 찾아내야 한다. 총선 참패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친박 핵심 인물의 책임을 묻고, 국정 운영시스템을 바꾸는 게 첫걸음이다. 새누리당은 10년 전인 2006년 5.31지방선거에 참패하고도 당이야 어찌되든 당권만 잡으려 했던 집권 친노세력의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도 쇄신을 외면하는 건 오만과 독선이다. 오만과 독선의 정치가 박수 받은 역사는 없다. 친박은 지난 총선 때 자해성 막장 공천극으로 제2당 추락을 자초했다. 총선 후엔 ‘계파 해체’ 운운했고, 대통령은 ‘친박을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면 당엔 친박 패권주의만 더 노골화됐다. 선거에서 참패하고도 이렇게 교훈을 얻지 못하는 집권당이 과거에도 있었나 싶다. 새누리당은 이성을 되찾고 책임감 있게 행동을 해야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0월쯤 새 정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우리 국민은 ‘도로 운동권당’으로 가는 야당을 원하지 않듯이 ‘도로 친박당’의 여당도 원하지 않는다.
새누리당이 스스로 쇄신하지 못하면 타율에 의한 ‘새판 짜기’의 제물이 될 수도 있다.
30년 된 ‘87년 체제’는 수명을 다했기 때문이다. 한국정치는 아주 골병 들었다고 본다. 이젠 당의 실질적 오너인 박근혜대통령이 친박 해체를 선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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