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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경제특위 열고 민생 살려야
이 준 구 주필
작성 : 2016년 04월 25일(월) 19:00 가+가-
20대 총선 결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와 흡사하다. 88년 4.26총선에서 집권당인 민정당은 전체 의석 299석 가운데 125석을 얻었다.
이에 비해 김대중의 평화민주당은 70석,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은 59석, 그리고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은 35석을 얻었다. 야 3당의 의석을 합하면 164석으로 과반을 넘었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13대 총선의 민정당보다도 3석이 적은 122석을 얻는 데 그쳤다.
더욱이 123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에 뒤져 원내 2당이 되었다. 새롭게 등장한 국민의당 38석을 합하면 야당은 과반인 161석을 차지했다.
여소야대 정국의 형성, 다당제라는 점에서 88년과 2016년은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점도 있는 것 같다. 20대 국회의 주도권을 가진 야권이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20일 “20대 국회가 열리는 대로 여야가 경제살리기 방안을 논의하는 ‘경제위기극복특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종안 대표도 정부의 경제 전반에 대한 청사진 제시를 요청하면서 “더민주도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도 20일 “민생이 최우선”이라며 “4월 임시국회에서 청년실업 문제를 최우선으로 할 수 있는 합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정부가 4월 임시국회 중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 법안들에 대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면 협의하겠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이는 야권이 4.13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에 부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말 옳은 방향이다.
이제라도 민심을 알았으니 천만 다행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국정을 공동으로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유권자의 요구이며, 수권정당의 자격을 입증하는 길이라고 본다. 여야는 인심이 곧 천심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여야가 총선에 올인한 동안에도 우리 경제는 추락을 거듭했다. 청년실업도 지난달 역대 최고 수준인 11.8%를 기록했다. 대학 졸업 후 5~6년이 지나도록 취직을 못해 ‘만년 알바’로 살아가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가슴에 맺힌 피멍울을 정치권은 해소해 줘야 한다. 당장 40여 일 남은 19대 국회에서부터 여야는 경제 살리기 입법에 나서야 한다.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을 회기 내에 처리해 일자리 창출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 무엇보다 정세균 의원이 제안한 경제 특위를 앞당겨 열어 한계기업 구조조정과 신성장산업 육성 등 우리 경제를 살릴 근본 해법에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만일 두 야당이 구태로 돌아간다면 여당에 쏟아진 국민의 회초리는 곧 바로 야권으로 향할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의 참패는 지난 2~3월의 새누리당 공청 파동에서 비롯됐다. 이른바 친박 핵심세력은 박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인 배신자론을 맹목적으로 추종해 어설픈 표적 칼날을 휘둘렀다. 그들은 힘과 권력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해치울 수 있다는 패권주의적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친박의 살생부 논란과 보복공천 의심은 상당 부분 현실로 드러났고 여기에 맞서 김모 대표는 블랙 코미디 같은 ‘옥새 파동’을 일으킴으로써 집권세력은 전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새누리당 지도부가 아무리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빌어도 한 번 등 돌린 민심은 돌아서지 않은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말만 하면 국회 심판, 일 안 하는 야당 심판을 외쳤지만 국민은 거꾸로 국정의 무한책임을 진 집권세력을 향해 반성과 쇄신을 요구한 것이다.
박 대통령는 임기 후반기에 있을지 모를 레임덕을 예방하기 위해 집권당, 야당 등과 더 긴밀한 대화와 소통에 힘써야 한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도 1년 10개월, 길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과 정권을 위해서가 아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다. 그러자면 먼저 청와대가 스스로의 판단능력과 결정능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대통령과 참모들 모두 스스로의 판단을 믿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위기 관리는 매뉴얼을 잘 다듬어 두었다가 따라 하되 크고 중요한 일은 반드시 청와대 밖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경험과 지혜를 가진 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직접 만나면 이들 역시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떨어져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12년 전 천막 당사 시절처럼 쇄신, 또 쇄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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