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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이 준 구 주필
작성 : 2016년 04월 18일(월) 18:40 가+가-
새누리당의 과반 붕괴와 2당 추락(122석), 더불어민주당의 한석 차 원내 1당 등극(123석), 국민의당의 3당 약진(38석)으로 요약되는 4.13 총선의 ‘무서운 민심’은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준엄한 심판이자 청와대와 여야 모두에 ‘정치 복원’을 명령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0대 국회의원을 뽑은 총선 결과는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다.
집권세력은 16년 만의 충격적인 여소야대 태풍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을 뛰어넘는 지지를 받았지만 기반인 호남을 잃었다. 제 3당으로 정치무대에 등장한 안철수. 천정배 대표의 국민의당엔 활동영역을 제공했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14일 모 신문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일방적인 국정 운영에서 벗어나 야당 대표를 직접 찾아가는 등 국정 기조를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방 통행식 당청 관계와 소통 없는 대야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다. 손 교수의 직언이 옳다고 본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번에 표출된 성난 민심을 거스른다면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의 5년 임기 중 3년간 통치에 대한 중간평가다. 임기 반환점을 돌았음에도 저성장 불평등과 같은 우리 국가적 과제의 본질엔 손도 대지 못하고 구조개혁에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말만 하면 국회 심판, 일 안하는 야당 심판을 외쳤지만 국민은 거꾸로 국정의 무한책임을 진 집권세력을 향해 반성과 쇄신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야당도 잘 했다고 볼 수는 없다. 앞으로 야당은 국민을 위한 일을 해야 한다. 악법은 국민을 위해 개정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리 당략만 생각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야 3당에 비해 45석이나 뒤져 무소속을 영입해도 탈출할 수 없게 됐다. 다라서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현저하게 떨어지고 레임덕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이런 환경에서 1년 10개월간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냉엄하다. 박대통령의 말이 아니라도 안보와 경제의 동시 위기다. 체제가 불안한 북한은 핵 위협 등으로 공세 수위를 높여 가고 동북아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심각해지는 양극화와 저출산, 수출 급감, 최악의 청년 실업등으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금융, 노동, 공공, 교육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단기 부양을 위해 “대출 받아서집 사라”고 한 최경환식 포퓰리즘 경제정책이 나라를 아수라장에 빠뜨렸고, 국민은 투표로 심판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수권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더 민주의 강력한 야권연대 요구에 굴복하지 않음으로써 제 3당 체제를 성립시켰다. 어엿한 국회 교섭단체가 되었으니 20대 국회에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으로 제1, 제2당의 갈등을 조정하는 중재의 정당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호남의석은 휩쓸다시피 했지만 수도권 당선자가 안철수 의원 등 극소수에 불과한 만큼 20년 전 자민련처럼 지역주의 중소정당의 운명으로 떨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번 ‘신 3당 체제’는 정치권 내부의 죽고 죽이기식 싸움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국민이 대화와 타협을 강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국회를 장악한 거대 양당은 싸움에만 몰두하고 그 결과로 또 다시 1, 2당을 번갈아가며 챙겨왔다. 국민이 지난 수십년 이런 ‘절대적 공생 관계’에 혀를 찼지만 출구를 찾지 못했다. 이번에 국민은 어느 당도 단독으로 권력을 휘두를 수 없게 해놓고 그 중간에 완충 역할을 맡을 제 3당을 집어 넣었다.
현재의 국회법(선진화법) 아래서는 법안 하나를 통과시키는 데도 5분의 3인 180석이 필요하다. 19대 국회가 발목 잡기와 법안 지연의 상징처럼 된것도 야당이 이 법을 투쟁의 수단으로 썼기 때문이다. 설령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려 과반 다수결로 바뀐다 해도 3당 체제에서는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아무리 싫어도 만나서 협상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대화와 협상에는 청와대와 여당부터 앞장서야 한다. 3당 공동 지배의 국회구도에선 정부. 여당이 무리하게 밀어 붙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선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 국정도 일대 쇄신해야 한다. 그 변화는 이번에 표출된 민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도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민심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민심이 곧 천심인 소이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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