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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립되면 불행해 집니다
문 민 용 한국경목총회 이사
작성 : 2016년 03월 30일(수) 18:30 가+가-
제가 아는 부인은 결혼 전에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많이 한데다가 가정환경도 좋은 처녀였습니다. 결혼할 나이가 되었는데 언니들이 세상에서 부러워할 조건을 가진 남자와 결혼했다가 이혼하는 것을 보며 결혼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마을에 사는 다리 불구의 총각을 보았습니다. 절뚝거리며 걷는 그 청년을 보다가 이 처녀는 느닷없이 내가 저 남자하고 결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내가 저 남자와 결혼하면 저 남자가 행복해 하겠지. 내 남편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할 거야, 몸이 좀 불구면 어때? 가난하면 어때? 행복하면 됐지 그것 말고 뭐가 더 필요해? 엄마 나 결혼하고 싶어. 그래? 마음에 둔 남자가 있니 “예” 결혼에 관심이 없던 딸이 결혼애기를 꺼내니 엄마가 반색을 띠며 궁금했습니다. 그 남자가 누구야? 어디 사는데? 딸이 그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엄마가 기겁을 했습니다. 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냐? 네가 무엇이 부족해서 그런 다리병신한테 시집을 가려고 해? 안 돼! 난 너를 그 집에 시집보낼 수 없어! 엄마 무슨 소리야? 행복하면 됐지. 행복이고 뭐고 절대로 안 돼! 하지만 처녀의 마음은 확고했습니다.
엄마가 윽박지르고 아버지가 엄하게 타일러도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엄마 나 마음을 정했어요! 잘난 사람들은 이혼하고 그러던데 나는 그 사람과 결혼해서 내가 그 사람의 다리가 되어 줄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정말 행복할 거예요. 남편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한 것 아니에요?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그 사람과 결혼할래요. 그 남자 집에 찾아가 남자 부모님 앞에서 자기 마음을 밝혔습니다. 저는 이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습니다. 처녀의 이야기를 듣고 남자 부모님은 무척 좋아했습니다. 심한 반대에도 두 사람은 결국 결혼했습니다.
결혼하고 시댁에서 사는데 시부모님이 며느리에게 고마워하며 진심으로 아껴 주었습니다. 남편도 그렇게 잘해 줄 수 없었습니다. 이 부인이 꿈속에서 사는 것처럼, 숲 속의 공주처럼 행복했습니다. 시부모님도 좋고, 남편도 좋고, 정말 꿈같은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몇 달이 지난 후,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아가, 오늘부터는 네가 찬거리를 사오너라, 하고 장바구니와 돈을 주었습니다. 줄곧 집에서만 지내다가 밖으로 나오니 그것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시장을 둘러보면서 채소도 사고 생선도 사고 즐거운 마음으로 찬거리를 사서 조금 늦게 집에 돌아 왔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화가 나 있었습니다. 당신 어디 갔다 왔어? 시장에요. 부인은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했습니다. 당신 이리 들어와! 왜요? 당신 오늘 시장에서 누구 만났어? 누굴 만나긴요? 아무도 안 만났어요. 어디서 거짓말해? 정말 아무도 안 만났어? 아니오. 고등어 장사 만났어요. 부인은 남편이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자꾸 누구를 만났냐고 묻고, 만난 사람이 없다고 하면 왜 거짓말을 하냐 다 그치고 . 남편이 화난 목소리로 묻다가 방문을 확 열었습니다. 방문 앞에 아궁이가 있고 꽤 두툼한 쇠로 만든 연탄집게가 그 옆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남편이 연탄집게를 집어 들고 아내를 사정없이 때렸습니다. 아내는 맞으면서도 남편이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이 한참 때리다가 제정신을 차린 듯,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아내를 잡고 울고 빌면서 연탄집게에 맞아 부르튼 상처에 약을 발라 주었습니다. 그날부터 이 부인의 행복은 산산이 깨져버렸습니다. 밥을 하다가도 정신을 잃고 멍하니 생각에 잠기고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내가 밖에 나가기만 하면 이상한 생각에 휩싸였습니다. 내 아내는 너무 순진해. 그래서 나 같은 사람에게 시집을 왔어 하지만 언젠가 멋진 남자를 만나면 나를 버리고 갈 거야, 그런 상상을 하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은 아무리 내가 이러지 말아야지! 이런 상상하면 안 돼! 해도 그 생각이 떠올라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고통 속에 있다가 아내가 나갔다 들어오면 연탄집게로 때렸습니다. 그러고는 잘못했다고 빌며 용서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결국 이 부인이 시부모님과 남편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오늘 집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말렸지만 나는 남편을 사랑했습니다. 남편의 다리가 되어 주면 남편이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남편이 행복하면 그것이 내 행복이 되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나와 결혼해서 더 불행해졌습니다. 나 때문에 늘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나는 분명히 당신을 택했는데, 당신은 왜 나를 믿지 못하나요? 고립된 세계에서 혼자 오래 지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이 들어오면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마치 소용돌이 속에 빠지면 아무리 수영을 잘해도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내가 이러지 말아야지! 해도 그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의 충고나 조언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피상적으로 듣기 때문에 효과가 없습니다. 다리가 불구인 남편은 내가 그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아내가 외출하면 꼭 다른 남자를 만날 것 같고. 사실이 아니라 상상일 뿐인데 그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니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끼다가 아내를 때리고 결국 아내를 잃고 만 것입니다. 우리는 내 마음이 고립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자신이 잘났다고 믿는 것도 문제지만 그러다가 다른 사람을 무시해서 대화가 고립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라도 고립되면 자기 생각에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사람은 반드시 마음을 나눌 상대가 필요합니다. 어려울 때도 두려울 때도 슬플 때도 기쁠 때도 마음을 나눌 상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진정한 친구가 필요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입니다. 슬플 때 같이 마음을 나눌 수 없다면 그게 무슨 사랑입니까? 홍수가 나서 우리 집이 물에 잠겼다면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의 집에서 며칠 지내며 쉴 수 있듯이, 마음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하고 두렵고 초조할 때 그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으면 어려움을 이길 힘이 됩니다. 서로 마음을 열고 살아야 우리가 잘못된 생각에 끌려가다가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잘못된 생각 가운데 고립되어 있다가 대화를 통해서 마음이 달라지고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수없이 보았습니다. 우리가 서로 마음을 나눌 때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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