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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소나무 살려야
이 준 구 주필
작성 : 2016년 03월 28일(월) 18:36 가+가-
정완영 시인의 ‘낙산사 풍경 소리’라는 시조가 떠오른다. “풍경도 낙산사 풍경은 태를 지어 우는 걸까. 솔바람 닿을 제면 난향으로 흔들리고, 먼 동해 썰물 소리엔 방생하는 풍경 소리. <<시조집 ‘백수시선’>> 이 작품은 동해를 굽어보며 솔숲에 아늑히 둘러 싸인 산사에서 울리는 풍경 소리의 아름다움과 자비로움을 노래한 시조다. 한 가운데에 ‘솔숲의 솔바람’을 두어 소나무를 가장 좋아하는 한국사람의 시임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소나무 재선충으로 인해 우리 나무의 23%를 차지하는 한국의 소나무가 사라져 가고 있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발생경로를 알아보면 이렇다.
1mm 내외의 실 같은 선충이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또는 북방하늘소에 의해 소나무. 잣나무. 해송 등에 옮겨 온 뒤 물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가도관을 막아 나무를 시들어 죽게 한다.
아직까지 소나무 재선충에 천적이나 효과적인 약품이 없어 결국에는 자르는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임업을 맡은 공무원은 열심히 연구해야 할 것이다. 1988년에 처음으로 부산의 금정산에 나타나 한동안 증가하다가 우리 정부의 해충 방제 노력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는 울산, 경북, 경남, 전북 군산, 제주도, 마침내 서울 남산에서도 재선충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조만간 전국으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이미 2015년까지 약 200만 그루의 소나무가 고사했다. 13만ha 정도의 산림이 초토화됐다. 이러한 속도라면 금강송, 흑송과 같은 희귀하고 기품 있는 소나무들이 병에 걸리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생각만해도 끔직한 일이다. 산림청은 2017년까지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5대 핵심 과제를 수립해 추진 중이다.
우선 재선충의 매개중이 더 퍼지기 전에 나무를 방제하는 것이다. 품질과 친환경 기술도 높이면서 예방 방제 강화와 예찰 및 모니터링을 현대화하고, 고사목을 재활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사항이 있다. 그것은 국민들에 대한 홍보 강화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예산확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력과 예산이 필수적인데 국민들의 관심은 부족하고 정부의 예산 또한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의 스포츠라 불릴 정도로 등산은 즐기면서 소나무 살리는 데는 무관심한 국민과 투자에 소극적인 정부의 모순된 행동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우선 국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해야 한다. 산에서 누렇게 변해가는 소나무가 보이면 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센터를 확대 운영해야 한다. 정부가 국민 모두와 함께 하는 대대적인 ‘우리 소나무 지키기 운동’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정부는 예산의 증액을 반드시 해야 한다. 정부가 소나무 재선충 박멸을 위해 배당한 예산은 2015년의 경우 약 700억원 가까이 되지만 이것으로 전국을 방제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속히 더 많은 나무 의사를 양성해야 한다. 산림 강국인 일본에서는 1991년부터 나무 의사 제도를 시행해 2010년까지 1909명을 배출했고 현재도 매년 12명씩 양성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나무병원에 등록된 수목 보호기술자가 100명도 안 되기 때문이다.
최근부터 나무 의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또 다른 실패 사례가 있다고 한다. 제주도의 지정문화재이면서 생태계 보전지구인 곶자왈에서 재선충이 생기자 고사목 제거를 위해 무분별하게 벌채한 결과 백서향 자생지나 다른 자연보존지역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다른 나무나 산지가 훼손되지 않도록하는 새로운 장비의 개발과 현장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 환경 친화적 벌채 방법에 관한 정확한 매뉴얼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옛날부터 소나무는 한국인의 지조를 상징하는 나무로 선영의 무덤 가에 있었다.
선영을 지키는 나무로 보는 것이다. 소나무는 영험한 기운이 있다고 믿어서 마을의 수호목으로 가장 많이 사용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기후변화와 식량부족, 그리고 폭우로 인해 수백만 ha의 산림이 황폐화되어 가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엣 지금 온 한국 국민이 총력을 다해 재선충을 막지 못한다면 북한에는 산림의 대재앙이 올 수도 있다.
한반도 산 전체가 흉물스러운 누런빛으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나무가 점점 죽어 가고 있다. 우리의 지조가 변해 가고 있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푸른 소나무를 살리자. 그것이 우리 국민의 의무다. 푸른 소나무를 살리는 것은 한국의 산을 살리고, 한국민의 지조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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