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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을 불신해야 남을 신뢰 할 수 있습니다
문 민 용 한국경목총회 이사
작성 : 2016년 01월 27일(수) 18:04 가+가-
페르시아 군은 터키를 공격하려고 출발 준비를 했습니다. 그들은 며칠 분 식량을 준비하고 사막의 길을 안내할 사람도 고용했습니다. 실제로 페르시아 군에게는 터키 군대보다 사막이 더 큰 적이었습니다. 안내자는 멋대로 행동하기 쉬운 거친 군인들에게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정량의 물과 음식 외에는 먹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 했습니다.
진군하는 군대가 어느 날 저편에 아름다운 숲과 큰 샘이 보였습니다. 이를 본 군인들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습니다. 그때부터 그들은 가지고 있던 물을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고 전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샘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안내자는 매우 당황하며 놀라워하면서 군인들에게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여러분 저것은 헛것입니다. 결코 진짜 숲과 물이 아닙니다. 내가 하는 말을 의심하지 말고 믿고 잠깐만 참으시고 저를 따라 오시면 무사히 사막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안내자에게 빨리 저 숲으로 군대를 안내하라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안내자는 정색을 하며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저것은 신기루입니다. 저런 것에 속으면 전멸하고 맙니다. 안내자는 힘을 다하여 그들을 막았으나 그들은 듣기는커녕 도리어 안내자를 죽여 버렸습니다. 이제는 안내자도 없고 충고자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자기의 판단을 믿고 가고 싶은 곳으로 숲과 물을 찾아 달려갔지만 아무리 나아가도 숲에 도달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날이 되자 눈앞에 아름다운 도시가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앞을 다투어 그 도시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 도시는 점점 그들의 눈앞에서 사라 졌습니다.
그들은 넓은 사막을 우왕좌왕 하다가 결국 길을 잃어 버렸습니다. 그렇게도 용맹하고 당당하던 페르시아 군대는 사막에서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수개월 후 사막을 여행하던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다가 몇 만개의 해골들이 사막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안내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마음의 길을 몰라서 방황하는 인생이 있습니다. 동물 중에 연약한 양이 있습니다. 양은 스스로 이리나 늑대를 물리칠만한 힘이 없습니다. 양에게 필요한 것은 선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목자가 양을 대신해서 이리나 늑대를 물리쳐주기 때문입니다. 페르시아군은 자기 자신들을 신뢰하고 안내자를 의심 했습니다. 그 결과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안내자를 믿었다면 그들은 사막을 벗어나서 터키를 정복하고 위대한 일을 했을 것입니다.
병으로 고생하던 우암 송시열이 아들을 불러놓고 말하였습니다. 내 병을 아는 사람은 미수뿐이다. 미수에게 가서 내 병세를 말하고 처방전을 받아 오라고 하였습니다. 미수 허목은 서인의 정적인 남인의 영수였습니다. 서인의 영수인 송시열에게는 철천지원수일 수밖에 없는데 그에게 처방을 받아오라는 것은 사약을 얻어오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버지 미수는 안 됩니다.
아들의 말에 송시열은 깡마른 얼굴로 빙그레 웃었습니다. 내 병을 고칠 수 있는 이는 미수뿐이야 너무 염려할일 아니다. 미수는 반드시 나의 병을 낫게 해줄 처방을 내려줄 것이다. 송시열은 무슨 병인지 모르나 평생 어린아이 오줌을 받아 마셨다고 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다 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정적인 허목에게 병이 나을 수 있는 처방전을 받아 보려는 것이었습니다. 역사 기록에 나와 있는 대로 송시열과 허목은 조선 숙종 때 서인과 남인의 영수를 당시 예종 논쟁에 의해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1차 예송 논쟁에서 허목은 서인에게 패하여 삼척 부사로 좌천 되었습니다. 그 무렵 아들에게 강원도 삼척에 있는 허목에게 가서 처방전을 받아오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송시열의 아들은 허목을 찾아 가서 허목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자신이 온 뜻을 밝혔습니다.
송시열 대감이 내게서 처방전을 받아오라 하셨다고? 허목은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결심이 선 듯 붓을 들어 처방전을 써 내려갔습니다. 처방전을 건네자 그것을 읽던 송시열의 아들은 눈을 휘둥그레 떴습니다. 아니. 이건? 놀랄 것 없네 그 병에는 백약이 무효일세. 다만 비상이 최고 명약이지 매일 한 번씩 탕약을 달일 때 처방전에 적인만큼 비상을 넣어 드리도록 하게 미수는 그 말만 하고 등을 보였습니다. 화가 잔뜩 나서 돌아온 아들은 처방전을 바치며 말하였습니다. 아버지의 탄약에 비상을 넣어 드시게 하라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한참동안 허목이 내린 처방전을 들여다 본 송시열은 아들에게 거기에 쓰인 그대로 달여 달라고 말하였습니다.
아들은 탕약을 달이되 비상을 조금만 넣었습니다. 자기 생각에 처방전대로라면 한번 달이는데 넣는 비상의 양이 거의 치사량에 가깝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탕약 사발을 받아든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처방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달였겠지? 사실은 처방대로 하면 비상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조금만 넣었습니다. 다시 처방전 그대로 달여 오라고 하였습니다. 송시열의 호통에 아들은 다시 허목의 처방전대로 탕약을 달여 갖다 드렸습니다. 송시열은 허목이 내린 처방전대로 비상을 넣은 탕약을 달여 먹고 깨끗이 병이 나았습니다.
비록 우암과 미수는 정적이었지만 오히려 믿음이 깊었던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믿음이 있었기에 비상이 든 약을 먹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록 정적이라 할지라도 우암은 미수를 믿고 자기 인생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을 불신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페르시아 군대는 안내자를 불신했습니다.
자신을 신뢰하는 것 때문에 불행을 초래한 것입니다. 마음에 고통과 괴로움이 있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스스로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내 인생을 맡기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는 아버지 어머니를 믿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평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의심하는 것을 의부증이라 합니다. 남편이 아내를 의심할 때 의처증이라 합니다. 불신이 가정의 행복을 깨드리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자식은 부모님을 신뢰하고 자기 자신을 온전히 맡길 때 휼륭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학생은 선생님을 존경하고 신뢰하면서 자기 자신을 맡길 때 선생님이 휼륭한 학생으로 지도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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