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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담화
이 준 구 주필
작성 : 2016년 01월 18일(월) 18:17 가+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 및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우리 한국 정부의 첫 공식 입장을 밝힌다는 점에서 국민 모두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안보와 경제는 국가를 지탱하는 두 축인데 지금 우리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상황”이라고 2016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규정했다.
북한의 지난 6일 핵실험에 대해 박대통령은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아 안보지형에도 중대 변화를 불러올 수 있고 북한 핵문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지금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가능성을 처음으로 말했다. 이는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위협을 감안해 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말이다.
일각에서 나오는 핵 무장론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의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깨는 것”이라며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받고 있고 맞춤형 억제전략에 따라 한미가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언급한 ‘경제위기’는 박 대통령 혼자 책임 지을 것이 아님으로 논평하지 않기로 한다.
박 대통령은 안보면에서 강력한 메시지가 없다. 미흡하다. 핵 도발에 대해 북한이 뼈아픈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근본적 해법이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처벌과 제재에 머물렀을 뿐 주도적 해결 의지나 전략은 보여주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열쇠를 중국이 쥐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박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때에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는 말로 중국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중국 경사’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워싱턴에서 제기될 정도로 정부는 대중 외교에 공을 들여왔지만 돌아온 것은 중국의 냉랭한 반응이다. 중국이 대북 압박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중국 역할론은 희망적 사고일 뿐이다. 북한 핵은 미국과 중국이 역할 분담해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고, 중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식으로 풀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예상을 깨고 지난 13일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수소탄 실험’을 한 북한을 보고 왜 함구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임기 말이라고 해도 이례적이다. 무시 전략일 수도 있고, ‘전략적 인내’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꼼수일 수도 있지만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설 생각이 없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북한’이라는 단어를 19차례, ‘핵실험’이라는 단어를 10차례 썼지만 ‘통일’과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의해 근본적으로 변화한 북핵 문제에 조응해 대북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북한을 전체주의 체제로 규정하고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작년에 ‘전체주의적 독재와 인권 유린을 하고 있는 북한을 다루는 방법’으로 ‘인터넷 같은 정보의 유입’을 말했듯이 진실은 북한을 내부로부터 흔들고 말 것이다. 북한 핵의 피해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우리가 북.미 간 대화를 중재하고, 북핵 문제에서 미.중 협력을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한.미 동맹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다는 평범하고 안이한 발상으로는 결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핵은 바로 우리의 문제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갖고 북핵 외교에 총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지난 주에도 북한의 무인기 1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왔다가 우리 군이 기관총 20여 발로 경고사격을 하자 되돌아갔다.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장병 1000여 명이 전선을 지키겠다며 전역 연기를 신청했다. 그 모습이 대견하고 또 고맙다. 우리 정부는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 놓는 지혜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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