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것이 귀찮은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1차적인 생각을 따라 행동합니다. 그와 반대로 사고하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은 절대로 1차적인 생각에서 끝내지 않습니다. 2차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면 옳다고 믿는 1차적인 생각에 그렇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자기를 믿는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계속 자기 방식대로 삽니다.
자기가 잘났다고 남을 무시하는 사람은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믿는 사람도 자기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바로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안에서 보는 세계가 전부인 줄 알고 자기가 제일 큰 줄로 압니다.
그렇게 살다가 우물 밖으로 나와서 황소를 보면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이처럼 좁은 세계 속에서 살면서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자기 생각이 옳은 줄로 아는 사람은 결국 인생에서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노인이 나귀를 타고 큰 성에 들어갔다가 어느 집 문에 세상에서 장기를 제일 잘 두는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쓰인 팻말을 보았습니다.
노인이 문 앞에서 주인을 불렀습니다. “계십니까?” “뉘십니까?”이집이 세상에서 장기를 제일 잘 두는 분이 사는 집입니까? 그렇습니다만 젊은 주인이 문을 열고 나와 노인을 보며 물었습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나는 여기서 백 리쯤 떨어진 시골에 사는 사람인데 성에 볼일이 있어서 왔다가 대문에 붙은 팻말을 보고 주인장과 장기를 한 판 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소이다. 그러니까 주인이 웃으면서 물었습니다.
저와 장기를 두시겠다니 팻말을 보고도 하시는 말씀입니까? “예, 너무 잘 둔다고 하니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시골 노인과 세상에서 장기를 제일 잘 둔다는 젊은 주인이 장기판을 놓고 마주앉아 막 시작하려고 하는데 노인이 말했습니다. 그냥 두면 재미가 없으니 우리 내기를 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러지요 무슨 내기를 할까요?”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돈15냥을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좋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두 사람이 장기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서 장기를 제일 잘 둔다는 사람이니 얼마나 실력이 뛰어났겠습니까. 노인이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르신 장을 받으신지요. 노인이 한참 들여다 보았지만 피할 길이 없었습니다. 내가 졌습니다. 그렸죠? 지셨네요. 그럼 약속대로 15냥을 내셔야지요. 그러자 노인의 얼굴이 갑자기 빨개졌습니다. 이거 죄송해서 어떡하지요? 왜 그러십니까? 미안한데 돈이 없습니다. 아니 돈도 없으면서 내기를 하자고 하셨습니까? 주인이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노인이 제안을 했습니다.
내가 타고 온 나귀는 싸게 팔아도 50냥은 받을 수 있습니다. 내가 졌으니 돈 대신 나귀를 드리면 안되겠습니까? 그건 말이 안됩니다. 어르신이 멀리서 왔는데 나귀를 타고 가셔야지요. 나귀 없이 먼 길을 어떻게 가려고 그러십니까? 그건 그렇지만 내게 돈이 없으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요. 나귀라도 받아 주면 좋겠습니다.
노인이 부탁을 했습니다. 허허 참 이건 도리가 아닌데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정 그러시다면 나귀를 받겠습니다만 미안하네요.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노인이 나귀 고삐를 넘겨주고 터덜터덜 걸어서 갔습니다. 주인은 장기에 이겨 나귀를 얻었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았습니까. 낡은 안장을 새 것으로 바꾸고 고삐도 새로 마련하고 나귀를 깨끗이 씻긴 후 타고 다녀보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났을 때 그 노인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어르신 어떻게 오셨습니까? 지난번에는 내가 약속한 돈을 드리지 못해 미안했는데 나귀를 대신 받아 주어 감사 했습니다. 내가 오늘 장기를 한 판 더 두고 싶어서 왔습니다. 어르신 실력이 저에게 안될 것 같은데요. 그렇지만 꼭 한 번 더 두어 보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돈을 15냥 준비해 가지고 왔습니다. 그렇습니까? 이번에도 내가 지면 15냥을 드리겠습니다. 대신 내가 이기면 전에 드린 나귀를 다시 주시겠습니까? 주인이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지난번에는 나귀를 한 마리 주더니 이번에는 돈15냥을 주러 왔으니 말입니다.
두 사람이 다시 장기를 두기 했습니다. 그런데 형편없던 노인의 장기 실력이 일주일 사이에 달라져 있었습니다. ‘어? 이 노인이 장기를 참 잘 두네 주인이 깜짝 놀랐습니다.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두다가 노인이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주인장, 장을 받으시오. 피할 길이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장기를 제일 잘 둔다는 사람이 노인을 당하지 못하고 졌습니다.
제가 졌습니다. 그럼 약속한 대로 나귀를 몰고 가도 되겠습니까? 예, 당연히 몰고 가셔야지요. 주인이 나귀를 끌고 나왔습니다. 그 사이에 안장도 고삐도 새 것으로 바뀌었고 나귀도 말끔히 씻겨 깨끗했습니다. 나귀가 먼저 노인을 알아보고 반가워했습니다. 그럼 실례가 많았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노인이 나귀를 타고 가려는데 주인이 잠깐 하고 외쳤습니다. 물어볼 게 하나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일주일 전에는 어르신이 장기를 못 두었는데 그 사이에 어떻게 실력이 늘었습니까? 그게 너무 궁긍합니다.
아 내가 그 이유를 설명 드리지 않았나요? 예. 꼭 좀 알고 싶습니다. 이곳에 볼일이 있어서 왔다고는 전에 왔다고는 전에 말씀드렸지요? 성에 도착해서 나귀를 타고 관청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입구에 말이나 나귀는 들어갈 수 없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귀를 일주일 동안 맡겨줄 집이 필요해서 주인장에게 일부러 장기를 져준 것입니다. 오늘은 일을 다 마치고 돌아가야 하니 나귀가 있어야 하니 나귀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이긴 것입니다. 주인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기가 세상에서 장기를 제일 잘 두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 노인은 얼마든지 자기에게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당장 집에 가서 문에 붙여 두었던 세상에서 장기를 제일 잘 두는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팻말을 뜯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졌다고 합니다. 사람은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대문에 명패는 달지 않았지만 마음에서는 나는 잘해 나는 똑똑해 나는 남보다 뛰어나 하는 마음을 조금씩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높거나 자기를 믿으면 패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에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고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잘났다는 1차적인 생각만 하지 말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를 알아서 겸손한 사람으로 바뀌면 삶이 훨씬 보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