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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환골탈퇴해야
이 준 구 주필
작성 : 2015년 12월 21일(월) 17:59 가+가-
안철수 의원이 지난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결국 탈당했다.
지난해 3월 민주당과 살림을 합친 지 1년 9개월만이다. 안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도 없다”며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당 안에선 변화와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2012년 대선 때부터 시작된 정치적 ‘악연’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파국을 맞았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은 ‘물과 기름’같은 관계였다. 지난 대선 당시 단일화 규칙을 두고 싸우던 두 사람은 2012년 11월 22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독대하며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하지만 타협에 실패했고 그다음 날인 23일 안 의원은 대선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후 안 의원은 주변에 “문재인은 나를 동지가 아닌 극복해야 할 적으로 보는 것 같았다. 내가 문재인을 잘못 봤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때 두 사람 사이 갈등과 불신의 씨앗은 싹텄다. 안 의원의 탈당 명분이 뭐든 당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안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한 후 느낀 점을 토로한 내용엔 들을 부분이 있다.
야당의 장래만이 아니라 우리 한국 정치의 미래가 걸려 있는 문제다. 안 의원은 지난 10월부터 새정치연합이 ‘운동권 문화’에 젖어 있다면서 ‘낡은 진보’ 청산을 요구해 왔다.
운동권 출신은 야당 의원의 절반 안팎이지만 가진 힘은 절대적이다. 한마디로 운동권 당이다. 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 ‘운동권 문화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가 안 의원 말에 그답지 않게 감정적으로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한국의 민주화는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이들의 공이 크다. 이 그룹의 집권은 순리였다.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가 차례로 나왔다. 그렇게 민주화된 지가 30년이 돼 간다.
이제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아 성장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경쟁으로 넘어가야 한다. 우리 국민의 관심은 오래전에 이쪽으로 옮겨 왔다. 한데 야당은 운동권 시절에 남아 있다.
민주화된 후의 민주화 운동은 주체사상 운동으로 변질되기까지 했다. 지금은 민주화 운동권에서 ‘민주화’가 빠지고 ‘운동권’만 남아 있다. 운동권 출신 인사들은 아직도 상대방을 경쟁자가 아니라 독재자, 반민주, 적이자 악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의료가 서비스산업의 핵심이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인데 야당은 서비스 산업발전 기본법에서 의료를 빼자고 했다.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인 의료를 빼면 그 법은 쓸모 없는 것이 된다. 의료 민영화로 가려는 음모라서 안된다는데 법에 의료 민영화는 있지도 않다.
가정 위에 또 가정을 해서 음모론을 펴고 있다. 다른 나라는 의료산업을 키워 외화를 벌고 일자리를 늘리는데 우수한 의료인력을 가진 우리는 왜 할 수 없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안 의원이 ‘합리적으로 하자’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자’고 하니까 문 대표는 바로 ‘새누리당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변절자’라는 경고다.
야권 의원들이 당내 다른 사람에 대해 ‘배신자’라고 부르는 것도 보았다. 운동권 출신 아닌 사람이 야당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운동권처럼 하거나 입 다물고 있어야 한다.
민주화된 우리나라에선 민주화는 더 이상 정치적 호소력을 가질 수 없다. 국민이 다 갖고 있는 물건을 자꾸 사라고 하면 한두 번은 몰라도 더 이상은 사지 않는다. 새정치연합이 선거만하면 지는 것은 여기에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운동권 출신들을 보면 무언가 분이 덜 풀린 사람들 같다. 몇 번이나 정권을 잡고도 그런다. ‘왜 선인 우리가 소수파이고, 악인 저들이 다수파냐’는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 국민은 야당이 선을 내세우면 위선이라고 하고, 야당이 여당을 악이라고 비난하면 ‘어디가 더 큰 악이냐’고 되묻게 됐다.
민주화된 후에도 끝없이 이어지는 운동권 논리가 염증을 불러 일으키기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 그의 행태를 보면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왜 안 의원의 미숙한 리더십,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는지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한다. 문재인 대표는 하루 속히 낡은 정치를 버리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민은 이식위천‘이기 때문이다. 야권은 이제라도 환골탈퇴해야 한다. 그래야 야권엔 장래가 있고, 우리나라엔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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