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2일부터 1주일 간 일정으로 진행하는 미국 국빈 방문은 양국 간에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시 주석은 미·중 사이에 산적한 현안을 당장 해결하기보다는 중국의 국력을 바탕으로 그간 꾸준히 추진해온 ‘신형 대국 간 관계’에 대한 미국 측의 언질을 받아내겠다는 복안이다.
중국 경제의 둔화로 내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부패 척결을 내세워 당·정·군 내 ‘정치적 장애물’을 걷어내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둠으로써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은 오히려 강화됐다.
집단지도체제에 명실상부한 원톱의 ‘핵심’ 자리를 굳힌 시 주석은 경제에 전력을 쏟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대좌에 임하고 있다.
반면 이젠 1년4개월 밖에 임기가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아직 ‘레임덕’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해도 장기적인 미·중 관계의 틀을 짜기에는 시간이 모자란 처지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은 대중 관계에서 자신의 업적이 될 수 있는 사이버 공격, 남중국해 문제 등 현안의 해결에 골몰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야당 공화당은 물론 차기 대선에 도전을 선언한 민주당 후보들로부터 중국에 강하게 대응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중국의 해커 공격과 관련해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 조치 발동을 준비하는 등 강경책을 연일 흘리는 것도 미국 측의 초조감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이런 배경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최대 화두인 사이버 안보 문제에선 시 주석은 나름 상당한 유화책을 미리 제시하는 ‘성의’를 보였다.
사실 미국에선 중국이 사이버 공격을 통해 미국 기업에서 빼낸 기밀정보와 기술을 군사기술과 무기 개발로 전용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군사와 인프라 시설을 무력화하는 ‘사이버 전쟁’에 활용한다고 의심할 만큼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중국은 시 주석의 미국행을 앞두고 치안 총수인 멍젠주(孟建柱) 공산당 중앙정법위 서기를 워싱턴에 보내 해커 단속에 최대한 협력을 약속하고 ‘사이버 전쟁’ 우려를 불식시키는 ‘협정안’까지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