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체로 조화롭고 평화로운 이상적인 삶에 대한 환상을 품고 살아간다. 그래서 서로 이기고 지는 경쟁은 해롭고 서로 협조하여 도움이 되려는 협동은 이롭게 생각한다.
하지만 경쟁과 협동은 모두 자신의 다양한 능력을 현실적으로 측정하는데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자아구성에 필요한 요소들을 평가하고 깨닫게 하는데 긴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협동이나 경쟁을 요청하든, 누군가가 자신에게 협조나 경합을 요구하든 간에 직접 체험하게 되는 경쟁이나 협동을 통해 자신의 역량과 기능을 가늠해보고 필요한 능력기능을 배워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 가치의 불확실성에 의거하여 이미 열등으로 자신의 내면에서는 판가름 난 상태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협동은 자신이 우위를 점하려는 욕망 때문에 상대의 능력에 대한 결과를 왜곡하여 적대적 피해를 가하려는 시기심이나 질투심을 유발하게 된다.
이처럼 자존감이 낮거나 결여된 사람일수록 이미 머릿속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진행해버리곤 자신에게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려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진지한 경쟁이나 협동은 스스로 회피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자기보다 열등한 사람들하고만 경쟁하거나 협동하려고 한다. 그러니 상대가 더 우월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필요 없이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여겨버리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열등하다는 진실을 스스로에게 용서하지 않으려고 자신이 열등하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는 근거들을 자기 나름대로 찾아내서 충분히 축적해둔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경쟁사회나 협동사회에서는 시기와 질투는 바로 드러내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자기 내면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시기심이나 질투심을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감추려는 의도를 가지고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속이려는 행동을 태연하게 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갈망하는 최고가 되기를 원하면 원할수록 사회적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기와 질투를 은폐하는 인위적인 태도를 취해야할 필요가 있게 된다.
그렇다 할지라도 우리 모두는 조화롭게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사회를 이루어가려면 시기와 질투를 극복하고 행복이 충만한 삶으로의 전환을 언제든 할 수 있는 잠재적 자질을 길러두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모든 이들이 똑같이 이기고 지는 순수한 협동이나, 한 사람이 이기면 다른 모든 사람이 지는 완벽한 경쟁은 실제로 드물고, 경쟁과 협동은 우리의 삶에서 늘 혼합되어 일어난다.
그렇지만 협동이 증가하면 시기와 질투는 줄어들고, 경쟁이 심화되면 시기와 질투는 강화될 것이며, 실제로 협동은 경쟁에서 오는 알력의 발생을 줄여주고,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공포심의 유발을 완화시켜 준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리고 협동관계는 애정을 촉진시키고 독립심을 약화함으로써 시기와 질투를 완화하지만, 경쟁관계는 애정을 와해시킬 뿐만 아니라 독립심 강화에서 비롯된 개인주의의 출현으로 질투와 시기를 촉발케 할 충분한 개연성을 지니고 있는 시한폭탄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쟁이라 할지라도 오늘날은 생존을 위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경쟁으로 간주되면 사회문화적으로 자연스런 경쟁으로 여겨버리는 풍토가 되어버렸다.
근대 산업사회에서는 이미 경쟁사회가 모든 인간관계까지 파고들어 암묵적으로 시기와 질투를 용인하는 지경에 이르러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이 인간의 삶의 전 영역을 관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직업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경쟁사회에서는 질 좋은 능력을 더 많이 제공할수록 보상의 기회와 크기를 보장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자들은 상대보다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하려는 치열한 투쟁적 노력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더 앞서가는 능력제공을 방해하려는 시기와 질투는 당연한 현상이다.
이처럼 경쟁사회에서는 우수한 개인만 칭찬을 받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최고가 되려면 누구든 자기보다 앞서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1등이 아니면 승자로 인정조차 하지 않으려는 살벌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인간관계까지 파괴할 수 있도록 충동하는 시기심과 질투심을 제어하기는 힘든 일이다.
그러니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는 협동보다는 자신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지라도 적대감을 드러내야만 하는 경쟁에 몰두하게 되므로 자신의 안전마저도 고려하지 않고 스스로 조성한 위기를 이용해서 상대를 쓰러뜨리려고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승패를 가름으로써 인간미를 메마르게 하는 경쟁보다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협조하는 생활이 몸에 베이도록 협동을 장려하는 사회적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