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자식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마치 부모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식들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처럼 느끼도록 자식들을 대한다.
그렇다보니 자식들의 의견과 느낌은 부모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식들의 가치는 오로지 부모를 잘 대표하고 부모를 얼마나 자랑스럽게 만드는 가에 달려있는 부모의 부속물처럼 취급되기 일쑤다.
그러니 자식들의 정체성은 부모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주변을 기쁘게 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그렇지 못할 경우 자신은 소외될 거라는 두려움에 기초하여 자신의 모습을 확립해가게 된다. 그러므로 자식들은 부모 앞에서 노력이나 위장 없이도 사랑받고 존중받는 가치 있는 진짜 사람이 아니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애들이 성인이 되면 어린 시절 자신들이 갈망하던 사랑과 이해를 제대로 받지 못해 입었던 마음의 상처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이상적인 부모 슬하에서 자란 아이들에 비해 자신들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부주의하고, 화를 잘 내고, 습관적으로 배타적이이고 부정적인 판단을 하였는가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우리 부모도 대부분 불완전한 부모 밑에서 우리처럼 자랐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부모도 역시 자식들에 대한 불안, 욕망, 두려움을 세대에 걸쳐 전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부모들은 혹시나 자기자식들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잘 자라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 자식들이 자신의 뜻에 잘 부응해주기를 바라는 욕망, 자식들이 성공하여 행복한 인생을 꾸려가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늘 자식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방식대로 자라서 성공하기를 바라면서도 자기 자식만큼은 남의 자식들 보다 더 똑똑하고 특별하기를 바라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더 많은 성취를 이루어 매력적인 존재가 되기를 항상 기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들이 부모들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게 되거나 자신에게 저항하면 아이들을 꾸짖으면서 “너는 쓸모없는 자식이야” “너는 형편없는 자식이야” “너는 나쁜 녀석이야” “너는 골치 아픈 녀석이야”라는 말이 쉽게 튀어나오기도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식들이 자신의 소망과 좌절을 자연스럽게 털어놓는 것조차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고 경멸의 눈초리로 짜증스럽게 야단치곤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식들의 입장에서는 정당한 자신의 욕구나 견해가 전혀 먹혀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도 못났냐!”고 비아냥거리는 말로 들리고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여 가족 구성원으로의 소속감을 느끼려면 더 잘하라는 핀잔만을 학습하는 꼴이 되고 만다.
특히 어려서 무엇인가의 욕구불만을 느끼고 부모에게 의존하여 해소하려고 칭얼거리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기 자식의 ‘나약함’을 탓하고 독립심과 자립심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화를 내며 꾸중하기 일쑤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부모로부터 배척당하는 아픔과 부끄러움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대부분 어른이 되어서야 부모의 참뜻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슬기로움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가 자식에게 선하고 착한 모범을 보이게 되면 부모가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하고 있음을 자식들 스스로 느끼게 된다. 그러면 자식들은 부모로부터 안정감과 신뢰감을 쌓아가면서 자라기 때문에 다양한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신뢰가 보장되는 친밀감을 발휘할 수 있는 성숙한 인격자로 성장한 인간이 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부모라면 첫째는 어른의 관점에서 어린이들을 바라보고 대하지 않는 슬기로움을 배워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만큼 경험이나 지식이 없으므로 부모의 견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애들을 대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아이들의 욕구를 어른의 입장에서 해석하여 어리석은 짓이라고 꾸중하거나 거부하는 부정적 입장을 취하지 말라. 아이들의 상황에서는 매우 긴박하고 간절한 것인데 거절해버리면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저항의식을 심어주게 되어 정서불안을 자초하는 꼴이 되고 만다.
세 번째는 아이와 소통을 통해 이해와 수용의 기회를 만들어가라. 먼저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수용하라. 그리고 아이의 욕구나 견해를 받아들이기 불가한 이유를 분명히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게 하라.
네 번째는 부모의 부정적 비교는 아이에게는 모멸감과 수치심을 갖게 하므로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라. 다섯 번째는 칭찬하라. 특히 아이들은 칭찬하면 자신이 진짜로 잘하는 줄 알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진짜로 잘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자식들이 당신 곁에 머무르게 하려면 자식들도 직접 경험해보아야 부모의 진정한 마음을 이해하게 되므로 성급하게 닦달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