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낳은 아픔의 상징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러시아 대표로 유니폼을 바꿔입고 생애 마지막이 될지 모를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쇼트트랙 황제’로 불렸던 안현수는 한국 빙상계의 파벌싸움에서 대표팀 탈락을 경험했고, 소속팀이던 성남시청마저 해체되면서 ‘비운의 천재’로 전락했다.
설 곳을 잃은 안현수는 지난 2011년 러시아 귀화를 선택,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선다. 그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주종목인 1000m를 포함해 1500·5000m 계주 등에 출전이 예상된다.
오는 2월10일(한국시간) 남자 1500m 결승을 시작으로 1000m와 5000m 계주 결승은 각각 15일과 21일 예정돼 있다. 단거리 종목인 500m 결승은 21일 5000m 계주에 앞서 열린다.
안현수는 2011년 러시아 귀화를 결정하기 전 한국에서 ‘쇼트트랙 황제’로 군림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에 출전했던 안현수는 1000m 결승까지 올랐지만 안톤 오노(34·미국)와 걸려 넘어지며 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불운을 겪었다.
김동성(34)의 후계자로 평가받던 안현수는 이후 4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2 세계선수권에서 5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하고 2003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3관왕(1500·3000·5000m 계주)에 오르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렸다.
2004년 스웨덴 고덴버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4관왕(1000·1500·3000·5000m 계주)에 등극하며 세계 남자 쇼트트랙계를 평정한 안현수는 2005년 세계선수권에서 오노의 거센 추격을 물리치고 1500m 우승 등으로 종합우승을 지켜냈다.
2006년 세계선수권 2관왕(1000·1500m), 2007년 세계선수권 2관왕(1000·5000m 계주)까지 세계선수권 5년 연속 종합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안현수의 선수 시절 절정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3관왕(1000·1500·5000m 계주)을 차지한 때였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안현수의 질주는 거기까지였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이후 빙상계 내부에 존재하던 파벌 싸움에 휩싸이며 심한 갈등을 겪었다.
이후 2008년에는 무릎 부상으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데 이어 지난 2011년 4월 국가대표선발전에서도 탈락하는 등 슬럼프에 빠졌다.
급기야 2011년 8월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러시아빙상연맹의 권유로 러시아 귀화를 결정, 3개월 뒤인 2011년 11월 정식으로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