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한인이라고 희생양을 삼았나?”
미주한인사회가 분기탱천했다. 촉망받는 군사안보전문가에서 하루아침에 국가안보를 위협한 스파이 누명을 쓴 스티븐 김(46 김진우) 박사를 구하자는 한인사회의 뜨거운 목소리가 연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뉴욕 플러싱에서 한인노인유권자연합회가 기금 전달과 이모 박경희 전 한미현대예술협회장의 구명 호소 기자회견이 열린데 이어 26일 금강산 연회장에서는 스티븐 김 박사 후원의 밤이 열렸다.
또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7일엔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선 스티븐 김 박사와 사촌동생 윤경숙 씨 등이 자리 한 가운데 뉴저지구명위원회 발기위원회 모임이 열렸다. 이날 모임에선 문 조 푸른투어 사장이 대표로 선정되고 후원금도 전달됐다. 뉴저지구명위원회는 스티븐 김 구명을 위한 광고 및 홍보활동, 후원금 접수, 탄원서 서명운동 등을 측면 지원하게 된다.
지난 2009년 6월 국무부 정보총괄 수석고문 자격으로 북핵프로그램을 연구하던 스티븐 김 박사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보도한 Fox 뉴스의 제임스 로슨 기자에게 국가기밀을 노출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김 박사는 “기자의 취재에 도움말을 주라는 국무부의 지시에 따랐고 인터뷰 내용 또한 누구나 예측 가능한 사실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으나 검찰은 김 박사에게 무시무시한 ‘간첩죄(the Espionage Act)’를 적용했다.
이후 검찰은 ‘플리 바겐(감형 조건 유죄 합의)’을 제안했으나 김 박사는 “내가 왜 간첩이냐?”며 단호히 거절하고 법정싸움에 들어갔다. 간첩이라는 낙인을 찍은 무소불위의 국가기관과 억울한 누명을 벗으려는 일개 아시안학자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스티븐 김 박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을 변호했던 아베 로웰 등 유명변호사들을 선임했지만 검찰의 ‘시간끌기’로 재판이 계속 연기되면서 변호사 비용만 80만 달러가 넘게 들어갔다.
이 때문에 부모가 집을 팔고 스위스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누나 유리 루텐버거 씨까지 가세했지만 더 이상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명석 전 퀸즈한인회장의 주선으로 지난 8월 뉴시스 등 언론보도를 통해 김 박사의 딱한 사정이 널리 알려지면서 미주한인사회에서는 ‘구명위원회(공동위원장 김용선, 남안식, 최영배, 이명석)’가 조직되고 본격적인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
한인사회에서는 김 박사가 당시 취재기자에게 기밀서류를 전달한 적도 없고 미국의 안보를 해칠만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한 적도 없다는 점에서 ‘민감한 언론보도를 빌미로 김 박사가 희생양이 된 것 같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