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8일 확정·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은 '자율형 사립고의 학생 선발권'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있다.
2015학년도부터 24개 서울 소재 자사고는 1단계에서 중학교 내신성적에 제한 없이 추첨해 입학정원의 1.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 지방 소재 자사고는 현행 선발방식인 내신성적과 면접을 보는 방법과 서울 선발방식 중 학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든 학생이 지원은 가능하지만 면접을 통해 우수한 학생을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을 사실상 유지시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방 소재의 경우 내신성적 제한도 허용하고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는 정부가 당초 자사고의 입시위주 교육과 이로 인한 고교 서열화를 막기위해 '선(先)지원 후(後)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했던 시안과 비교해 후퇴한 조치다.
서남수 장관은 당시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해 자사고가 일반고와 서열화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고가 이로인해 정상적은 운영을 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소수의 학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 전체를 어떻게 살려나가느냐 하는 것"이라며 자사고의 학생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불과 2달여 만에 갑자기 입장이 바꼈다.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을 유지시킨 것이다.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 등의 부작용을 불러온 정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전국적으로 49개교의 소수 학교에 불과한 자사고의 입장을 받아 들여 일반고 슬럼화를 방치하겠다는 것이다.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고교 다양화 정책' 중 하나로 2010년부터 운영됐다. 하지만 '중학교 내신 50% 이내'로 지원 자격을 제한해 '고교 서열화'와 '일반고 슬럼화' 현상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자사고에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 데 반해 일반고는 학력저하와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황폐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교육부는 도입 초기 이같은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다수가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을 페지하는데 찬성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무시했다. 좋은교사운동이 지난 9월 현직 초중고등학교 교사 3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에서도 '성적제한이 없는 선지원 후추첨제로 자사고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4%가 찬성한 바 있다.
이번에도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소수인 자사고의 의견을 받아들여 자사고가 우수 학생을 뽑아 갈 수 있도록 '학생 선발권'을 유지시켰다. 추첨방식 외에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자사고의 입장을 100% 반영한 것이다.
교육부는 심지어 교육과정 편성에 있어서도 자사고에 자율권을 그대로 부여했다. 일반고는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국·영·수 등 기초교과 시간이 전체의 50%를 넘지 않도록 했지만 자사고에는 이 규정에서 제외돼 면죄부를 줬다.
이에 따라 자사고는 국영수 등 기초교과 편성에 자율권이 부여돼 입시위주 교육이 여전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