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형 균 (동신대 방송연예학과 교수)
필자는 학교나 기관 단체 직장 등에서 영화에 관한 교양강좌를 할때 ‘항상 영화는 시대를 리드해야 한다.’라는 말을 자주하곤 한다.
그만큼 영화는 세상을 앞서가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극영화인 경우는 더욱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돈을 주고 허락된 장소에서 암막을 치고, 즉 어둠 속에서 환상의 나래를 펼쳐 보고자 하는 극장 관람석의 관객들에게 과거에 보아 왔던 이
미 잘 알고 있는 사실 등을 다시 반복해서 자주 보여준다고 하면 사적(史的)인 의미로나 반복적인 교육을 통한 학습의 목표에는 부합될지 모르지만 영화적인 상식으로 보아서는 입장료를 지불하고 찾아온 관객들에게 호기심에 의한 감상이라든지 환상성 등 대중적인 영화의 본질로부터 거리감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영화란 새로움, 새로움을 강조하곤 한다.
남도 모르고 나도 잘 모르는 사실들을 영상에 담아 관객들에게 서비스함으로써 관객들은 돈을 지불한 만큼의 만족을 취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 똑같은 천편일률적(千篇一律的)인 형태의 작품을 상영하게 된다면 누가 극장을 찾겠는가? 그만큼 영화가 시대를 리드해야만 한다는 사명은 매우 막중하다고 본다. 그래서 SF적인 영상들이 많이 제작되고 보이고 호응을 얻 고 있다.
2003년 7월 중순 부천영화제에서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가 재 상영되어 호평을 얻었다.
현실적으로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이 있듯이 2003년 4월 4일 극장 개봉 때는 상당히 냉소적인 분위기였으나 <지구를 지켜라>가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도 많이 하게 되자 관객들은 다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고 당시 부천영화제에서는 호평과 함께 좋은 결과도 가
져왔다. 이처럼 개봉 당시 호응을 얻지 못한 이유로서는 과학과 접목된, 즉 화려한 CG 등이 활용되지 못한 관계로 실감나는 환상적 요소들이 결여되었던 것이다.
또한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좀더 섬세한 짜임새 있는 기획력 등이 뒷받침되었어야만 했다는 아쉬움도 남아 있으며 결정적인 KO 펀치로는 제작비에 관한 영세한 자금 동원력과 소극적인 투자 유치 등
과 함께 급성장하는 우리 영화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충무로 영화경제의 현실들이 바로 결정타인 것이다.
그러나 풍족한 자본에 의해 기획되어 생산된 외국 SF영화의 경우를 살펴보면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 <스타워즈> 등에는 돈이 아까운 줄 모르고 줄을 서서 티켓을 구하곤 했다.
이는 곧 공급자인 영화 제작자들이 관객의 구미에 맞게 철저한 기획력하에 제작했었다는 점이 정답일 것이다.
이 모든 외국의 유명한 작품들은 하나같이 상상을 뒤흔드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영화 장면마다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영화들 속에는 분명 필자가 앞서 밝힌 바처럼 시대를 리드하는 환상적인 요소들이 많이 삽입되어 있고 그럴싸한 장면들이 항상 화면 가득 넘쳐 나기 때문이다.
<아이, 로봇>이라는 영화에는 미래 로봇들의 인간에 대한 감정이 담긴 폭동 장면이 삽입되어 있다.
인간들이 만들어낸 로봇에 의해 아차 하면 속박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숨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를 제작한 감독이나 작가의 의도대로 스릴을 느끼게 되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그래서 곧 닥쳐올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로봇에 대한 신드롬을 조성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 로봇>은 성공한 작품이 된다.
우리 충무로 이래서는 안 된다.
우리 영화는 외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년 영화 흥행 통계를 깊이 살펴보면 보면 편당 37억 원 정도 적자라는 통계 수치는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충무로 경제는 속 빈 강정일 뿐이기에 더욱 미래가 불확실하게만 보인 영화 <아이, 로봇>이 왠지 수작 ?걸작으로 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