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 망루 농성’ 금속노련 전·현 위원장 징역형 집유
1심 선고… 포스코 하청사 노조 관계자 3명은 벌금형
“미란다 고지 등 경찰 공무집행 재량권 범위 내 적법”
작성 : 2025년 08월 13일(수) 16:01 가+가-

전남 광양제철소(포스코) 하청노동자 권익 보장을 요구하며 철제 망루 농성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국노총 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간부들에 대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13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금속노련 김준영 현 위원장(당시 사무처장), 김만재 당시 위원장에게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각기 사회봉사 240시간과 120시간을 명했다.
함께 기소된 포스코 하청사 노조 관계자 3명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3년 5월31일 오전 광양제철소 앞 왕복 6차선 도로에 7m 높이의 철제 망루를 설치하고 ‘포스코 하청업체 임금협약 관련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불법 농성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또 농성 도중 다가오는 진압 경찰관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금속노련 조합원들은 포스코 하청업체 내 임금, 부당노동행위 문제 등을 지적하며 같은 해 5월29일 밤부터 해당 망루를 설치, 고공 농성을 벌였다.
당시 경찰은 고공 농성 추락 사고에 대비, 소방 당국이 지원한 굴절 사다리차 내 바구니에 올라 타 진압·체포 작전을 벌였다.
이번 재판은 2023년 7월부터 시작됐으나 노조 측 법률대리인과 검사의 팽팽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며 2년여 만에 1심 결론이 났다.
재판부는 “당시 집회 시위 채증 영상 등 경찰이 제출한 증거는 모두 증거 능력이 인정돼 사용할 수 있다. 노조 측은 소방굴절차 사용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사소한 절차적 위반으로 경찰관들의 직무 집행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미란다 원칙(체포 피의자 권리 고지) 역시 검거 과정에서 고지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 김준영 위원장의 경우 상당 시간 망루 위에 올라 극렬히 저항해 경찰 다수에 상해를 입혀 엄벌해야 마땅하나, 동종 전과가 없고 개인의 이익이 아닌 노조원들의 공익을 위한 시위 중 범행에 이른 경위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공무집행방해의 폭행 정도와 범행을 반성하는 점 등을 두루 종합해 나머지 피고인들의 형도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당시 진압 과정에서 경찰 진압봉에 김준영 위원장이 머리에 피를 흘려 ‘과잉 진압’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경찰이 적법 절차를 어겨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해 현행범 체포, 신체자유를 침해했다고 봤다. 해당 경찰서장에게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관 대상 직무교육 실시를 권고한 바 있다.
조기윤 기자 ky26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