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자에 폭행당하고 구조 과정에선 고소당하고… 광주 소방관들 ‘이중고’
작성 : 2025년 03월 16일(일) 15:53 가+가-

화재나 재난 등 위급한 현장에 가장 먼저 투입되는 소방공무원들이 소송이나 폭행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인명구조 활동 과정에서 소송에 휘말리거나 폭행을 당하게 되면 자칫 현장 구조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광주·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광주에서 소방공무원이 공무수행 중 폭행을 당한 건수는 ▲2022년 5건 ▲2023년 5건 ▲2024년 6건 등 3년 간 총 1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급출동 현장에서 술에 취한 주취자에 의해 폭행을 당한 사례가 14건(87.5%)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남에서도 같은 기간 ▲2022년 5건 ▲2023년 4건 ▲2024년 3건 등 12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급출동 중 주취자 등에 의해 폭행을 당한 사례가 11건이었고, 화재 현장에서의 폭행도 1건이 있었다.
소방공무원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나 형사 사건에 휘말리는 사례도 최근 3년 동안 6건(민사 2건·형사 4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사건을 보면 2023년 4월 전남 순천시 한 아파트 주차장에 사슴이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사슴을 1차 포획했다.
하지만 사슴이 그물망을 찢고 도망치는 과정에서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았다. 차량 주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는 “소방관 과실로 차량이 파손됐다”며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소방관의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2023년 7월에는 화순의 한 정수장에서 누구 관로 보수작업을 하던 작업자 2명과 청원경찰 1명 등 3명이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이들은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0대 작업자가 숨졌다. 구조 작업에 나섰던 소방대원 4명도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기도 했다.
유족 측은 “구조 활동에 과실이 있다”며 당시 출동한 소방대원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했다.
황정식 기자 hgs935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