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이재명 체제 연일 견제구… 통합 리더십 시험대
탄핵정국 불구 지지율 정체… 비명계 움직임 빨라져
이재명 “다른 색깔 인정”… 탕평 인사로 원심력 차단
정세균 “서로 뭉쳐야” 박용진 “친문·친명 싸울 때냐”
작성 : 2025년 02월 09일(일) 15:56 가+가-

더불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대선 주자들이 이재명 대표 체제를 향한 견제구를 본격화하며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의 분열 조짐이 일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 대표의 통합 리더십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민주당과 이 대표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자 비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절반에 달하는 반면 이 대표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정권 교체 여론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3~5일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상대로 조사(전국지표조사·NBS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0%,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1%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9%, 민주당은 37%였고,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여전히 압도적 선두를 달렸지만 정당 지지도보다 낮은 32%를 기록했다.
‘올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중 37%가 민주당 후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는 36%였다.
직전 조사인 지난달 넷째 주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으로 이뤄으며 응답률은 20.0%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자 민주당 내에선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과 통합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6일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 간담회에서 “다양성이 존중이 안 되는 획일적인 원팀은 힘이 없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정 전 총리는 “모래·자갈·시멘트가 따로 존재하면 힘이 없지만 서로 뭉치면 백 년 가는 콘크리트가 된다”며 당의 통합을 강조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친명계와 비명계가 서로를 저격하는 일이 이어지자 당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다양성 실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간 이 대표 중심의 일극 체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나왔는데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이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고민정 의원은 지난 7일 라디오에서 “망하는 길로 가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며 “입틀막 현상이 우리 당 안에서도 벌어진 건 이미 오래 전”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같은 날 민주당 복당이 결정된 뒤 “더 큰 민주당으로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비명계 견제구에 일부 강성 친명계는 공개 반발했지만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는 “당의 목소리는 다양할수록 좋다”는 입장을 취하며 반응을 삼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김 전 지사의 사과 요구로 당 안팎의 갈등이 고조되자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서 “큰 승리를 위해서는 색깔이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당내 비판에 예민하게 맞서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들어서는 계파 구분 없는 탕평 인사로 당내 원심력 차단에 나서는 기류다.
비명계인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싱크탱크 ‘일곱 번째 나라 LAB’ 소속인 홍성국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데 이어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통인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당 대표 외교안보 특별 보좌관에 앉혔다.
이 대표 측은 능력 위주의 인선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당내 통합 의지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비주류 인사로 꼽히는 박용진 전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친문 인사들과 친명으로 나뉘어 싸울 때인가”라며 양측을 싸잡아 저격했다.
특히 친명계를 향해 “수위가 매우 낮은 당내 이견 표출에도 발끈해 독한 말 내뱉고 조롱하는 대응으로는 이재명의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며 “이런 모습에 민주당 싫어하는 사람은 코웃음을 치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쓴웃음을 짓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