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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세보효과 2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03월 06일(수) 16:45 가+가-
플라세보효과가 있다. 플라시보란 라틴어로 ‘나는 기쁠 것이다’라는 뜻이다. 플라세보효과는 긍정적인 기대와 믿음이 가짜 약에 약효를 불어넣는 것을 말한다. 의사가 효과가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해도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진은 39명의 환자가 12차례 병원을 방문하는 동안 4가지 방법으로 치료했다. 진짜 약인 알부테롤 흡입제, 아무 효과가 없는 가짜 흡입제, 가짜 침술 요법, 그리고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그 결과,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들은 증상이 21% 정도 개선되었고, 알부테롤 흡입 환자의 경우는 50%, 가짜 약을 흡입한 환자는 45%, 가짜 침술 요법을 받은 환자는 46%로 호전되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플라세보효과의 위력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환자의 평가라는 측면에서 보면 플라세보효과는 진짜 약과 동일하다”라고 말한다.
플라세보효과는 약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한 축구선수가 있었다. 그는 체격이 왜소하고 특별한 기술을 선보이지 못해서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팀에 겨우 들어간 그저 그런 무명 선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삶을 바꾸는 말을, 한 감독으로부터 듣게 된다. “난 그의 정신력과 노력에 반했다. 그는 앞으로 위대한 선수가 될 것이다” 그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하여 프리미어리그 우승,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낸 박지성 선수다.
박지성 선수는 자신을 믿고 격려해 준 히딩크 감독을 떠올리며 “그 말은 미역국보다 따뜻했고, 힘들 때마다 그 말을 떠올렸다”라고 말했다. 히딩크가 박지성 선수에게 했던 노력에 대한 칭찬과 용기를 불어넣는 격려는 그를 위대한 성공으로 이끌어 위대한 별을 탄생시켰다.
플라세보효과가 긍정적 믿음에서 비롯한 심리 현상이라면 노세보효과는 부정적 믿음에 기인한 현상이다. 어떤 것이 해롭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는 원인에 노출되어 있다고 믿으면 실제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어빙 커시는 한 가지 실험을 했다. 대학생들에게 깨끗한 공기를 마시게 한 뒤 공기에 독소 성분이 포함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한 집단에는 여성이 공기를 마시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깨끗한 공기를 독소 성분이라고 믿은 학생들은 고통을 호소했고, 더불어 여성의 모습을 목격한 집단에서 실험 대상자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증상을 더 많이 보였다.
이러한 노세보효과가 생명에 영향을 끼친 사례도 있다. 여러 명의 사형수들의 눈을 가린 다음, 팔목에서 피를 뽑겠다고 했다. 그리고선 날카롭지 않은 칼로 다치지 않을 정도로 팔을 살짝 긋고, 그 위에 따뜻한 물이 흘러내리게 하고 아래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도록 했다. 감촉이나 귀로 듣기에는 영락없이 자신의 팔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게 한 것이다. 그 결과 분명히 피를 뽑지 않았고 다만 피를 뽑는다는 암시와 흉내만 내었을 뿐인데도 그들은 모두 죽어버렸다. 그 사형수들은 어차피 죽을 대상들이었으므로 실험에 응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아, 나는 지금 이제 죽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몸도 차가워지고 인체의 저항력이 떨어지면서 자연사를 하게 된 것이다.
플라세보효과와 노세보효과를 통해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믿느냐가 실제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만큼 강력하다. 이건 우리에게 굉장히 반갑고 기쁜 소식이다. 우리가 믿기만 하면 그렇게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니 얼마나 쉽단 말인가?
내가 기뻐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기뻐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런 효과가 없는 약을 특효약이라 믿고 먹으면 효능이 있듯이 ‘나는 지금 행복하다’라고 믿고 웃으면 진짜로 행복해진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 느낌, 생각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정하고 믿자. 나는 기쁘고, 감사하며, 행복하다. 당신도 그렇고 우리 모두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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