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2년 09월 14일(수) 16:38 가+가-

아프리카의 한 부족에는 오래된 전통이 있다. 바로 결혼을 앞둔 처녀들의 옥수수 따기 행사이다.
이 행사 때 처녀들이 옥수수밭의 한 고랑씩을 맡아 제일 크고 좋은 옥수수 한 개를 딴다. 여기서 유일한 규칙은 한번 지나친 것은 다시 돌아 볼 수 없고 한번 땄으면 도중에 더 좋은 것이 있어도 딴 것을 버리고 다시 딸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매 행사 때마다 처녀들은 한결같이 형편없는 옥수수를 들고 나온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좋은 것을 발견했다 싶을 때 저 앞에 있는 옥수수가 더 좋아 보이고, 그 옥수수를 따려고 하면 옆의 것이 더 좋아 보이다 보니 선택을 미루다가 결국 마지막 고랑에 이르게 된다. 결국 좋은 것을 다 놓치고 아무거나 따게 되어서 형편없는 옥수수를 들고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처녀들은 ‘아까 그걸 따올걸…’하며 후회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다. 그것은 앞으로 시집갈 처녀들의 마음에 욕심을 버리고 현재에 충실하여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큰 교훈을 남긴다.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알 것이다.
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성악가이지만 막상 그가 어려서는 장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는 어려서 성악 외에도 축구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어머니는 그가 체육교사가 되기를 바랐고, 반면 아버지는 그가 성악가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는 체육교사가 되기 위해 사범학교를 다니면서 또 따로는 테너 가수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그렇게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서서 늘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는 이야기했다.
“만일 네가 두 개의 의자를 앉으려고 하면 하나도 못 앉고 중간에 떨어질 것이니 바람직한 인생을 위해서는 의자 하나만을 택해야 한다.” 그렇게 그는 인생의 중대한 선택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성악가의 길을 택했고 훗날 세계적인 테너로 명성을 날리게 된다. 그의 선택이 그의 인생을 결정한 것이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근한 화가 중 프랑스의 농민 화가 ‘밀레(Jean-Francois Millet, 1814~1875)’가 있다.
밀레의 대표작 ‘만종’도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정도로 친숙한 그림이다.
그림 속 농부와 그의 아내가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하고 노을이 지는 황혼 무렵 들판을 배경으로 저 멀리 교회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맞춰 생명의 원천인 대지의 축복에 감사 기도를 하는 모습에는 하루 농사를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 나아가 흙을 만지고 밭을 일구는 노동의 신성함을 느끼게 하는 평화와 경건함이 느껴진다. 가난하지만 결코 비루하지 않은 농민의 정직한 삶을 대변한다.
사실 밀레는 가난하던 시절 누드화를 그려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에 전시장에서 두 청년이 그의 그림을 보면서 돈벌이를 위해 누드화나 그리는 쓰레기 같은 화가라고 흉보는 것을 듣게 된다.
그는 부끄러움과 충격으로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며 어린 시절의 신실한 신앙을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회개하고 아내와 함께 굶을지언정 이제는 누드화 대신 가난하지만 농민들의 모습을 그리기로 결단한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만종’이다.
그의 선택에는 많은 희생이 따랐지만 그것은 그의 인생의 가치를 올려줄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귀한 작품을 낳는 결과를 낳았다.
인간이 살아가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다. 덴마크 철학자 키 로게 고르는 인생의 선택은 “이것이냐 저것이냐.”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하나는 쾌락을 추구하느냐 도덕적 책임을 다하느냐는 의미이다. 셰익스피어도 인간의 선택에 대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인생에서 하는 선택은 삶과 죽음의 기로만큼 중요하며 그 결과가 확연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늘 나의 모습은 지금까지 내가 내린 크고 작은 선택의 결과이다.
오늘의 선택이 나의 내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 순간을 진심을 다해 마음으로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