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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흥망성쇠는 지도자와 어떤 상관관계일까?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2년 02월 21일(월) 17:11 가+가-
로마, 몽골, 대영제국 등 역사의 흥망성쇠의 비밀은 무엇일까?
세계 역사를 움직여온 힘과 원리를 통찰하고 오늘의 우리를 진단하여 쓰라린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멈추지 않은 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세계사의 최정상에 우뚝 서기를 바라기에 대통령 선거 관련 칼럼을 5번이나 기고하게 되었다.
필자가 그동안 살아온 날들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정학적인 면이나 문명사적인 면에서 역사의 굴곡진 면들을 많이 경험하였다.
우리는 역사가 말해주는 교훈을 가벼이 대할 수 없다.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은 통합의 리더십, 미, 중의 갈등 속에서 이를 지혜롭게 잘 해쳐나갈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지도자,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강인한 의지의 지도자, 핵은 공인받은 핵이 아니라 우리의 과학 기술력에 의해 핵실험을 하지 않고 과시용으로 보유할 수 있는 핵을 말한다. 이런 생각들을 기본 전제로 하여 세계사의 흥망성쇠를 이끌었던 동인들이 무엇인가를 더듬어 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려 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인류 역사를 움직인 근본적인 동인(動因)과 원리는 무엇인가? 신학자들은 신이 모든 것을 주관하여 그 뜻에 따라 역사는 이루어진다고 했고, 근대에 들어서서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인간의 주체성과 이성에 의해 역사는 움직인다고 했다. 그중 마키아벨리는 지도자의 역할을, 파레토는 사자 형과 여우 형 엘리트에 의한 힘과 책략에 의해, 토인비는 역사를 도전과 응전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나라와 나라 사이의 모든 일은 자연현상과 마찬가지로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제압하는 힘의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
반면 인간세상의 힘은 양심과 용기, 근면, 검소, 정직 같은 정신적 미덕에 의해 만들어진다. 강한 국력을 자랑했던 나라들을 살펴보면, 그 속에 삶이 검소하고 양심과 용기와 순수함이 있어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바칠 수 있을 때 그 힘이 하나로 모여 큰 힘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백만의 몽골 유목민들이 수많은 민족을 정복하고 세계 최대의 영토를 이룬 것을 경이롭게 바라본다. 인구 백만에, 군사 십만에 지나지 않던 몽골이 인구 1억이 넘고 수백만의 군사를 보유한 송나라를 정복하고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에 대한 벅찬 희망을 제시하고 정직과 신뢰와 공평한 분배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묶는 덕목을 만들어 내었기 때문이다. 몽골의 헌법 격인 ‘대자 사크(Yeke Jasag)’ 제3조는 거짓말한 자를 사형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칭기즈칸은 타고난 통찰력으로 거짓이 세상을 어둡게 하며 민족의 힘을 약화시킨다는 이치를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로마는 식민지로부터 들어오는 풍부한 물품으로 인해 사치스러워졌고 향락에 취한 생활은 사회를 병약하게 만들었다. 이에 비해 로마의 국경을 침입해 온 게르만들은 순박하고 정신이 살아 있었다. 로마의 유명한 정치가 카이사르가 쓴?『갈리아 전기』와 타키투스가 쓴?『게르마니아』를 보면 퇴폐했던 로마와는 달리 게르만들은 야만적이긴 했지만, 매우 순수하고 용맹했던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처럼 검소하고 용기가 있어 자신의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칠 수 있었던 게르만족과 이기심과 욕망으로 뿔뿔이 흩어진 로마가 싸웠으니 결과는 보나 마나였던 것이다. 영국, 스페인, 프랑스는 똑같이 전제주의 국가였다. 그런데 스페인은 식민지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부를 왕실이 독점하며 폐쇄적 정치제도를 강화했다. 프랑스 역시 대혁명이 터지기 전까지 절대왕정을 고수했다. 반면 영국은 명예혁명 등을 통해 포용적인 정치제도를 구축했다. 왕권이 축소되고 권력이 분산되었다. 이로 인해 유럽의 변방인 섬나라 영국이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세계적인 강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의 진실 앞에서 우리는 부정할 수 없는 교훈과 진리를 발견한다. 그것은 사실과 이치를 중시하고 인간의 미덕을 지켰던 민족은 살아남았고, 거짓과 악덕의 길을 간 민족은 망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동안 패망해 버린 모든 나라의 역사 속에 숨은 비밀이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 모든 거대 제국의 패망의 이면에는 바로 그 나라 국민의 정신적 타락과 사회 분열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성공한’ 국가인가, ‘실패한’ 국가인가”?
이 무거운 질문에 지구적 차원에서 국가의 성공 또는 실패 요인을 광범위하게 추적한 고전적 저작이 있다. 바로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2012)이다. 저자들의 결론은 단순 명료하다. 어느 나라든 ‘폐쇄적’ 제도와 독선과 오만이 깔려 있으면 실패하고, ‘포용적’ 제도와 정직과 공평한 분배를 채택하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결정적 분기점에 서 있다. 최근에 정치, 경제, 교육 등에서 우리 사회의 제도적 포용성이 도리어 악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력분산과 통합의 리더십, 정직, 검소, 분배로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누가 더 적합한지가 이번 선거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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