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이러려고’ 공수처
김요한 시인·목사
작성 : 2022년 01월 27일(목) 16:36 가+가-
공수처(고위공직자 수사처)가 출범한지 1주년, 그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공수처 설치를 두고 여야가 극한의 투쟁을 벌였고, 당시 공수처 설치를 찬성하는 여론도 70%에 가까웠다.
특히 검찰의 무소부위 권력을 통한 기소권 남용등 횡포에 철퇴가 가해질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처리된 사건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정부 반부패 정책중 최대의 실적으로 삼고자했던 공수처가 국민들게 이같은 실망감을 안겨 주었으니 인사정책,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현 정권의 미숙한 국정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공수처 설치의 취지는 주지하는 바 권력을 이용한 고위공직자의 범죄없단 방침이었고 이로써 그동안 권력의 그늘에서 유야무야 넘어갔던 사건들이 들춰지고 속시원히 풀어질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러려고’ 공수처를 만들었냐는 호된 질책이 나오는 것이다.
공수처는 기득권을 비롯한 보수권의 저항에 부딪쳐 그야말로 간신난고 끝에 일군 개혁의 최대 성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듭 돌이켜 보지만 무소불위의 검찰을 견제하고 고위공직자 비리를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저버린 꼴이 된 공수처는 이제부터라도 1년의 낙제점 성적표를 바라보며 그야말로 뼈를 깎는 각오로 거듭나길 간절히 바란다.
공수처에 쏟아지는 비난의 상당부분은 수사력의 부족에 기인한다. 검찰을 잡아야 하는데 검찰은 프로에 가깝고 공수처는 아마추어의 수준에 불과했으니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속담에 ‘가만히 있으면 중이라도 가는데 서둘러 말을 뱉어 속이 드러나 버렸다’는 말이 있다.
직무에 주어지는 비중에 비해 준비가 너무나 허술하고 부족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속된 표현으로 범죄자는 말을 타고 달려가는데 걸음걸이로 쫓아가는 꼴은 우수꽝스럽기 조차한 망신을 초래한 것이다.
애초에 베테랑급 수사관들로 조직이 짜여져야 했는데 수사 경험이 없는 판사 출신들이 많았고 그 규모 또한 순천지청 수준이었다니 결과는 예견된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공수처가 의욕적으로 붙들었든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경우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검찰의 선거 개입과 검찰권 사유화의 의혹이 짙다는 점에서 공수처가 존재 이유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이었음에도 수사는 무지력하기만 했다.
수차례의 피의자 구속 영장이 기각되는가 하면 오히려 국민적 의혹 사건에 면죄부만 주는 결과로 끝날지도 모르게 되었다.
핵심 피의자인 손 모 검사의 개입정황을 보여주는 텔레그램 메시지, 김모 의원의 전화통화 녹음파일등 구체적 물증이 나왔음에도 결과는 빈손이었다.
현직검사가 연루된 ‘김학의 전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은 검찰로 넘긴 반면, 느닷없이 감사원이 이미 조사를 마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특별채용’ 의혹 사건을 1호 사건으로 삼아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수사성과는 물론 각종 잡음까지 일으키며 공수처 존재의미 마저 부정적 여론이 들끓게 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으니 업무 미숙에 대한 참작이 있어야겠으나 좀더 업무개시 준비가 철저했어야 했고 그렇게 서둘러서 어설프게 출발할 공수처의 기능이 아니었음에도 성급한 출발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새로운 공수처로 태어나는 전적인 쇄신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