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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 오영수의 골든글로브 수상
김요한 시인·목사
작성 : 2022년 01월 13일(목) 16:32 가+가-
반세기 넘게 연극인생 외길을 걸어온 배우 오영수가 한국인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나이 78세로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역을 맡았었다.
아카데미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골든글로브 상은 백인 위주의 골든글로브라는 평가 속에 한국인으로서 첫 연기상 수상은 그들의 아성을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함께받아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과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데 이은 쾌거로 한국이 세계 최대 콘텐츠 시장인 미국에서 3년 연속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연극 ‘라스트세션’에 출연하느라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오영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며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속의 세계”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55년 연기 외길의 ‘깐부(놀이에서 같은편)할아버지 인생역전은 골든글로브의 철옹성을 뚫으면서 게임의 최고 승자가 됐다.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으로 출연해 천진스런 아이처럼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다가 잔인하게 변해가는 참가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연기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치매노인, 어린아이 같은 모습, 인생을 직관하는 지혜로운 연륜의 노인 등 다체로운 연기를 펼친 그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이다.
특히 “우린 깐부(놀이에서 같은편)잖어”라는 대사는 감명 깊었다.
어찌 보면 우리 국민 모두는 삶의 전쟁터에서 같은편인데 서로를 적대시하며 반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오영수는 그동안 유명세를 탄 배우도 아니다.
23살인 1967년 극단 광장에 입단하면서 배우의 길을 걸어 왔다.
1971년 말런브랜도 주연으로 유명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첫 주연인 주인공 스탠리로 무대에 올라 200편이 넘는 연극에 출연했다.
1987년부터 2010년까지 국립 극단의 간판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드라마 ‘선덕여왕’등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주로 스님역의 조연에 머물렀었다.
그러나 연극계에서는 그를 명품 배우로, 살아 있는 연극 역사로 통했다.
호흡과 기력을 중심에 놓는 그의 연기는 정확한 발음과 생생한 표정류의 차원을 뛰어 넘는 깊이가 있었고, 멋을 부리지 않는 담담한 연기로 관객을 설득시켰다.
그래서 그를 ‘조미료 안친 배우’로 그가 거머쥔 골든 글로브는 세계에 그의 연기를 인정시킨 계기가 되었다.
골든글로브는 미국 외의 작품에는 유난히 문턱이 높아 ‘벽’으로 인식되어 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나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를 주요 부문에 올리지 않고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만 다룬 것도 골든글로브의 백인 위주를 입증한다.
그래서 한 평론가는 “그간 골든글로브는 백인 위주의 배타적이고 보수적 문화를 상징하는 최후의 보루와 같았다”며 “오영수 배우의 수상은 골든 글로브가 이제 문호를 넓히지 않으면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골든글로브를 손에 쥐어 일약 세계적스타 반열에 오르게 되었지만 그의 일상은 변함이 없다.
매일 아침 평행봉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경기도 성남에서 공연장인 서울 대학로까지 지하철로 이동하며 대사를 외운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가족들과 식사할 때, 가장 좋아하는 말은 ‘아름답다’라는 그이 표정은 여전히 천진스런 어린아이 아니 천사의 모습이 베여 있을 것이라는 행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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