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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에 약탈당한 생태수도 순천, 시민 지혜모아 미래로! (1)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2년 01월 03일(월) 16:43 가+가-
순천시의 대 내외적인 트레이드마크는 생태수도다. 순천시 생태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조례에서 “생태도시”란 도시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자연생태계가 지닌 다양성·자립성·순환성·안정성에 부합하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공생할 수 있는 터전으로서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라고 천명하고 있다. 드넓은 순천만 갯벌과 갈대밭 그리고 국가정원 1호가 있으며 도심을 둘러싼 삼산과 봉화산 남산, 시내를 관통하여 순천만에 이르는 시민의 젖줄인 동천과 옥천 그리고 이사천은 사철 푸른 순천을 상징하고 있는 대표적인 자연자본이다. 최근 순천만에서 주로 서식하던 청동 오리들이 동천에도 떼를 지어 유영하고 있는 경관들은 산책하는 시민들이 걸음을 멈추고 잠시 시선을 뺏기기에 충분하다. 순천시가 이렇게 잘 가꾸어진 자연환경을 소유하게 된 배경에는 시민들의 자연을 가꾸고 사랑하는 마음과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의 환경을 사랑하는 긴 안목, 그리고 순천대학 교수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참여 등 보아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정체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1995년 7월 1일 민선 1기 (초대시장 방성룡)가 새로 출발하였고 그해 12월에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국제 환경회의에 초대받아 시청 정책개발실장을 비롯한 경실련 사무국장 등이 3박 4일 일정으로 참여하였고, 그곳에서 21세기를 주도할 주요 의제는 환경이란 점과 환경이 경쟁력 있는 또 다른 성장 동력임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를 정리하여 지방단위에선 처음으로 순천시가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한 제반 세부계획을 방대하게 수립하여 그 서막을 열었으며 그것이 바로 순천시의 지방의제(Local Agenda)인 “그린순천 21”이다.
특히 2013년 4월부터 10월(6개월)까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함으로써 순천시가 명실상부한 생태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됨으로써 대한민국 최고의 생태수도로 등극하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생태도시 순천은 뿌연 회색빛 콘크리트에 약탈당해 생태수도라는 트레이드마크는 차츰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필자만 그럴까? 많은 시민들도 왜 이렇게 많은 아파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서 답답함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아파트를 꼭 지어야 한다면,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은 곳에 허가를 해라. 그러면 업자들의 사업성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생태수도 위상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천과 봉화산의 미관을 해치고 있는 대표적인 건물이 동외동 동천과 옥천의 합류지점에 위치한 중앙하이츠 정도였는데, 당시에 허가를 해 주었던 ‘시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생태수도 순천 시민답게 환경을 사랑하며 도시미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뜻일 것이며 한 번 훼손된 자연은 회복이 어렵다는 교훈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건축 중인 아파트를 살펴보자, 우선 서면사무소를 끼고 진입하는 메인 도로를 타고 시내로 들어오면 현재 건립 중인 고층아파트를 만나게 되면서 2년 전까지만 해도 시원하게 느꼈던 친환경적인 느낌은 없고 순천의 상징인 삼산도 동천도 시야가 차단되면서 답답함을 주고 있다. 조금 더 진입을 하고 보면 봄에 벚꽃 등 야생화로 아름다웠던 봉화산 자락을 먹어 삼킨 대단위 고층 아파트가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으며 동천을 따라 늘비하게 들어서 있는 아파트 군을 보면서 그래도 예전에는 친환경적이었던 순천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또 순천공단을 끼고 시내로 진입하면 삼산과 봉화산 사이를 지나게 되는데 이곳 또한 삼산은 이미 차단되었고 봉화산 또한 차단시킬 아파트 건립계획이 있어, 이런 것을 지적하지 않으면 생태수도 시민이 아니라 할 정도로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국가정원 건너편 풍덕 뜰과 소안 앞 연향 뜰을 가끔 돌아보는데 이곳마저도 택지개발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택지개발을 하게 되면 공동주택용지를 사업자에게 매각할 것이고 업자는 고층 아파트를 지어 고수익을 챙길 테니 이렇게 되면 동, 서, 북이 모두 콘크리트 벽으로 막히게 되어 국가정원은 회색빛 콘크리트로 포위될 것이고 제2의 대장동 개발사업과 신대지구 같은 양상이 될 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은 걱정하는 분위기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건 생태도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여기에 아파트 사업자들의 집요한 로비에 편승하여 법적으로 허가를 해 줄 수밖에 없다는 논리도 한몫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최근 개발된 연향 3 지구, 오천지구, 조례 호수공원지구, 신대지구를 둘러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순천시가 시민들을 상대로 ‘도시가 아니고 정원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생태수도 순천을 홍보해 왔다. 그런데 많은 시민들은 이건 주차장이지 도시도, 정원도, 아니라고 항변한다. 도시정책에 대한 고민과 도심 내 주차능력에 대한 분석 자체가 생태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의 지혜를 모으는 일, 민선시대에 시정의 핵심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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