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고 있는 반인륜적인 살인죄, 1차적 예방은 전인교육으로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1년 12월 13일(월) 16:53 가+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소식 중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동학대를 비롯한 존·비속 살인 등 반인륜적인 살인행위가 끊이지 않고 자행되고 있는 슬픈 현실을 탄식하면서, 사후에 죄를 물어 처벌하는 형사정책도 중요한 일이지만 보다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근절대책을 세워 이러한 흉악범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들의 범인들은 하나같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소시오패스 혹은 사이코패스들이다.
1980년도 후반에는 흉악 범죄자 중 50% 이상이 10대~20대 초반이었으나 2000년도 후반 이후에는 30~40대가 흉악범죄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흉악범죄 발생건수도 1997년을 기점으로 매년 2~3천 건씩 폭증해 2만 건을 훌쩍 뛰어넘어 섰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공동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규범과 권위와 가치관이 급속히 무너져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같은 기간에 자살률이 세계 1위에 도달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치안질서 유지와 법치주의에 의한 사회 기강은 점점 퇴보하였다.
우발적 범죄가 많은 10~20대의 범죄 요인이 개인적이었다면 30~40대의 범죄 요인은 매우 사회적이다. 이들은 고도성장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취업불안, 결혼, 출산 포기 내 집 마련 포기, 미래에 대한 희망 포기, 극심한 경쟁 등의 급속한 사회변동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이기도 하다. 재범률이 높은 것 중의 하나는 우리 사회가 탈락자나 사회적 약자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지 않는 승자독식과 약육강식의 사회가 뚜렷하기 때문이며, 부모를 살해하고 자식을 버려두어 굶어죽게 하는 등의 패륜(悖倫) 범죄와 아동 학대 범죄, 불 특정인에 대한 증오범죄,그리고 순간적으로 발생하는‘욱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사회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세상인심이 각박해졌다.’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성찰하는 기회를 가져 보아야 할 때이다. 전문가들은 치열한 입시경쟁, 줄 세우기식의 서열 교육으로 전인교육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마을에는 온갖 자연환경이 다 갖추어져 있다.
시냇물이 있고 산이 있고 모양이 다른 집들이 있고 논과 밭이 있어 농사짓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며 때로는 아이들도 농사일에 동참하여 노동의 가치도 느낄 수 있다.
시냇물을 건너는 징검다리의 추억과 마을 주민들이 모이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광장에서 남·여, 노·소, 모두가 살 비비며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 때로는 수렵과 사냥을 하면서 밀림과 맹수 등 거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는 그곳이 바로 살아있는 교육의 전당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후진국 아프리카에서도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교훈하고 있고, 이런 곳에서 자란 아이야말로 균형감각을 잘 갖춘 아이로 성장하여 반듯한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지금 우리 사회 현실이 가정이라는 기초 보금자리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고 사회 구성원 간 믿음이 깨뜨러진 처참한 현실을 목도하면서도 미래를 위해 전인교육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을 유기하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반인륜적인 흉악범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아이들을 인격체로 키워내는 전인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마침 ‘함께 꿈꾸는 미래’라는 전라남도 교육청에서 발간하고 있는 월간지 10월 호에 게재된 고흥 영남초의 운동장 공간혁신 사례를 읽으면서 전인교육을 위한 신선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가졌다.
더욱 주목할 것은 아이들이 통학차에서 내리자마자 자석에 끌린 듯 곧장 운동장으로 달려가 곳곳을 넘나들면서 즐거움에 취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이 바로 어렸을 때부터 전인교육을 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고, 평소에 마음속에 간직해 두었던 구상을 제안하고자 한다.
아프리카 속담처럼,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산과 강과 시냇물이 있고 사시사철 변화하는 자연환경과 뛰어놀 수 있는 장소가 넉넉하며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서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삶의 현장과 연결되는 농어촌 지역을 체험학습 필수 구역으로 지정하여 우선 몇 군데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본 후 성과가 좋을 경우 점차 확대하여 초, 중등교육을 혁신해 가는 틀을 마련해 나갈 것을 권면한다.
교육 관련 법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등 쉽지 않겠지만 폭증하고 있는 반인륜적인 살인범죄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초등교육부터 인간이 지닌 모든 자질을 조화롭게 갖출 수 있는 전인교육을 실시하여 탄탄한 교육입국, 신뢰를 줄 수 있고, 신뢰받을 수 있는 나라로 세계를 견인해 가는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