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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 소환한 우리의 영혼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1년 11월 29일(월) 16:40 가+가-
죽음 후의 세계는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내가 죽은 후에 좋은 곳에 갈 수 있을까? 그곳은 어떤 곳일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공동선을 위해서 살아가기를 노력하는 우리에게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은 우리의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게 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향년 90 세로 숨을 거뒀다. 지난달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29일 만이다. 이로써 42년 전 12·12 군사 쿠데타의 주역 2명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 이들의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두 전직 대통령은 군사 반란부터 구속 수감, 생을 마감한 시기까지 평생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두 사람이 노년에 희귀병을 앓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전 전 대통령은 악성 혈액 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을 앓아왔고, 노 전 대통령도 장기간 소뇌위축증이라는 희소병을 앓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사람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결정적 이유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사과 여부이다. 노 전 대통령은 아들을 통해 사과 의사를 밝혔으나, 전 전 대통령은 끝까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5·18 관련 단체인 오월 어머니회는 이날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노태우는 최소한 노력이라도 했으니 전두환보다는 낫다. 전두환이 사람이라면 이렇게 가면 안 된다.”라며 허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전 전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해 “죽음마저도 유죄”라는 비판이 나온다. 추모 분위기도 조성되지 않았다. 주요 정치인들과 여야 대선주자 모두 전 전 대통령의 빈소에 조문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노 전 대통령 사망 당시에는 국민의 힘은 물론 더불어 민주당에서도 “역사의 죄인이지만 전두환과는 다르다.”라며 애도의 뜻을 전달한 바 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졌지만, 전 전 대통령의 경우 가족장으로 치렀다.
권력의 최정상에서 모든 것을 누리고 살았던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과 그들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죽음이라는 철학적인 접근을 통해 삶의 보다 진지한 접근이 요구 된다고 자문해야 되지 않을까?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 철학자로 불리는 셸리 케이건 교수는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토크쇼의 사회자처럼 특유의 유머감각과 입담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삶’을 이야기 하는 이 책은 죽음의 본질을 이해하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12년 10월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례적으로 하버드 신경외과의사의 ‘사후세계 체험기’를 표지기사로 실어 집중 조명했다. 세계적인 뇌의학 권위자이자 신경외과 전문이인 이븐 알렉산더(Even Alexander) 박사가 희귀한 뇌 수막염에 걸려 완벽한 뇌사 상태에 빠진 채로 죽음 후의 영적인 세계를 여행했다는 내용이었다. 2008년 11월 그는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사고와 감정을 통제하는 뇌 부위가 완전히 정지돼 버렸다. 의사들이 뇌사상태를 선언한 뒤 생물학적 사망 판정을 하려던 차에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극적인 것은 뇌사상태에 빠져 있는 7일간 알렉산더 박사는 현세를 넘어 천사 같은 존재를 만나고 그의 안내로 더 깊은 곳으로 날아가 우주의 신성한 근원(신)을 만나 대화를 하였다는 점이다. 의사들은 뇌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상황에서 의식이 활동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주류 과학자들에게는 생각, 감정, 영혼을 포함해 ‘의식이란 뇌의 생화학적 기능에 의해 발생하는 산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사체험이나 사후 세계는 뇌의 환각작용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그러나 알렉산더 박사의 경우 뇌가 완전히 꺼진 상태에서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 주었다. 그렇다면 의식은 뇌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인가? 그것이 영혼인가? 사후세계와 신은 실제로 존재 하는가? 알렉산더 박사는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이전에 “나는 천국, 신, 영혼에 관한 그 어떤 이야기도 의학적인 지식과 양립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신과 영혼이 실재하며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기사 직후 출간된 책 ‘나는 천국을 보았다(Proof of heaven)’는 곧바로 미국 아마존 종합 1위, 뉴욕 타임스 1위, 퍼블리시스 위클리 20주 연속 1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고 전 세계 수십 개 국에서 출판돼 화제를 모았다. 신이 있느냐 없느냐 논쟁보다 현실적으로 사람들에게는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종교는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생과 사, 살아온 인생의 의미, 사후 세계, 절대자 등 생의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정신세계의 연결이 절대자와 대화를 나누고 깨달음을 얻어 마음의 평화와 구원을 갈망한다.
체코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후에 있을지도 모를 영혼, 혹시 삶에 대한 심판을 받는다면 얼마나 후회할까?… 사후세계에서 선한 삶을 살았다고 칭찬받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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