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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아픔과 저항의 시대에서, 용서와 화해로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1년 11월 15일(월) 16:47 가+가-
전두환 망언으로 5·18 유족과 광주시민에게 분노를 샀던 윤석열 후보는 10일 오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준비한 사과문을 낭독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과 사랑하는 광주 시민 여러분, 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40여 년 전 오월의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라며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됐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꽃피웠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 시대에 사는 우리 모두는 오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를 만들고, 여러분이 염원하는 국민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 여러분이 발전시킨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또 기자들을 만나 “5·18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고, 우리 헌법 가치를 지킨 정신이기 때문에 당연히 헌법이 개정될 때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오늘 광주를 방문한 것으로 사과가 끝난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마음을 제가 계속 갖고 가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했다.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면 “5·18민주화운동”이란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발생한 헌정 질서 파괴 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항하여 광주시민들이 전개한 민주화 운동을 말한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탄에 시해됨으로서 18년간의 독재 기간이 종식되는 듯하였으나, 그해 12월 12일, 전두환 당시 보안 사령관이 나라를 지켜야 할 군대를 빼돌려서 박정희와 똑같은 수법으로 쿠데타를 일으킴으로써 민주화는 요원해졌다.
쿠데타 세력은 북괴 남침 설을 흘리며 계엄령을 선포하고는 국내 반대 세력을 모두 잡아넣으려고 했다. 이에 국민들이 저항하자 1980년 5월 17일 계엄령을 확대하고 반대 학생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려고 했으며, 어느 한 곳을 본보기로 진압한 후 전국을 평정하려던 신군부는 광주에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각 대학을 점령했다. 그리고 5월 18일전국적으로 계엄령을 확대하자, 광주에서 민주화를 위한 저항운동이 시작된다. 수도권의 신군부는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점령하고 정치인들을 잡아넣기 시작하였고. 광주시 소재 전남대학 앞에서는 학생 시위대와 공수부대가 크게 충돌 하는 등, 저항운동은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거시적인 시위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게 되고, 결국 5월 27일 새벽 도청에 끝까지 남았던 시민군에게 1만여 발의 총탄을 쏟아 붓는 일방적인 공격으로 무력 진압을 하게 된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피해 상황은, 사망 163명, 행방불명 166명, 부상으로 인한 사망 101명, 부상자 3139명 등 총 5천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더해서, 연행과 구타, 고문, 그리고 모욕적인 강압으로 입은 정신적 피해도 엄청났다.
이들은 일본군이 독립군에게 저질렀던 고문과 모욕을 광주시민을 상대로 자행함으로써 분노는 한층 더했다.
이렇듯 5·18은 유족과 광주시민들의 슬픔과 분노를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현대사의 치욕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야 5·18민주 운동은 단 1명의 북한군도 개입하지 않았다는 진실이 규명되었으며, 높은 시민 의식 속에 법적 정당성은 물론 도덕적 윤리적 정당성까지 뒷받침하고 있는 역사적 행동이었다고 대한민국 국회에서 합법 행위로 규정하였다.
이분들이 더 아파하고 분노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무고한 국민이 많이 사망한 사건임에도 북한과의 연관성 문제로 사실을 왜곡하여 고인들을 모독한다는 점이다. 윤석열 후보의 망언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유족과 광주시민들은 보고 있기 때문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우리의 희망이었고 꿈이었으며 우상이었던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나라의 어르신답게 전두환, 고 노태우, 전직 대통령을 용서와 화해로 보듬음으로써 역사에 남는 사랑을 보여주셨다. 성경에서 교훈하고 있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인용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실천하기 어려운 가르침이다.
삼한시대에 신성시 하였던 소도구역으로 죄를 지은 자가 도망하여 은거하게 되면, 관청에서도 그 지역에 침입하여 체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망언으로 왜곡과 폄훼를 일삼았던 정치인들도 이곳에서 잘못을 뉘우치고 바른 사람으로 변화된다면 용서하기 어려워도 용서하는 위대한 광주시민이 되고, 더 나아가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국민들은 꿈을 꿀 수 있고, 미래를 열어가는 포용과 사랑의 샘터로 그 기능을 넓혀 나가기를 소망해 본다.
유네스코에서도 광주를 민주성지로 지정하지 않았는가? 어려운 일이겠지만 용서와 화해로 희망찬 미래를 우리 모두 함께 열어갈 수는 없을까? 만약 김대중 대통령께서 살아계셨다면 우리들에게 어떤 말씀을 주실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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