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BTS를 좋아한 까닭은
최창일 시인.문화이미지심리학자
작성 : 2021년 10월 12일(화) 16:44 가+가-

세종대왕께서 BTS를 좋아한 까닭은?
BTS가 나라말 노래로 뽐내고 세계에 널리 알린 까닭이다.
초기 활동은 영어로 노래했다.
그들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면서 한글 노랫말로 세계의 울타리를 예쁘게 피우는 중이다.
문무학 시인은 한글 자모를 집중적으로 다룬 시집 <가나다라마바사>와 <낱말> <홀> 등 꾸준히 펴냈다. 한글 셔츠나 모자 패션 디자인, 그림을 활용한 사례는 있지만, 시로 형상화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한글 자모 시로 읽기·4-닿소리 ㄹ’에서 ‘‘ㄹ’/돌고 돌아/흐르는/물길이다/세월도/길도 삶도/‘ㄹ’에/감겨있다/흐르고/또 흐르면서/풀리는 게/삶이다’라며 ‘ㄹ’과 돌고 도는 인생을 겹쳐 보여준다. 시집 《낱말》에 실린 시 ‘애당초 나서는 건 꿈꾸지도 않았다/종의 팔자 타고 나 말고삐만 잡았다/그래도 격이 있나니 내 이름은/격조사.’(‘품사 다시 읽기·2-조사’ 부분)
그의 시 ‘겹받침 글자의 풍경 6-ㄼ(넓다/얇다)’을 보자. ‘넓어서 나쁠 것은/없을 것도 같지만/머잖아 너와 내게/재앙으로 올 것 같은/사람과 사람 사이가/너무 넓지 않은가//얇은 건 그 모두가/좋잖을 것 같지만/그 누굴 미워하는 맘/두꺼우면 어쩌니/얇아서 서러울 일이/조금도 없잖은가.’ 도 기발하다.
더 반가운 것은 그의 시가 영어로 번역돼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노래와 영상에 이어 시까지 세계를 주름잡기 시작했으니, 주시경이 생전에 “나라 바탕을 보존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말과 글”이라고 했던 의미가 새겨지는 한글날이다.
문무학 시인이, BTS가 세계인들에게 한글 자랑을 하고 다닌다.
BTS는 두 번의 UN 연설에서 한번은 영어로 한글자막을 사용하였다. 두 번째 연설은 BTS 전원이 돌아가며 한글 연설을 하였다.
한국 국민이면 BTS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오징어 게임>이 서비스 중인 83개국 모두에서 흥행 1위에 오르는 신기록이다. 놀랍다. ‘개천(開天)’이래 처음이다. 쾌거라고 해야겠다. 한국 드라마, 한국의 가수들이 부른 노래, 한국문화들이 국제적인 나라의 거리에서 엄지손가락을 척 들고 있다. “한글이 널리 보급되고 세계가 한글을 사랑하노라.” 세종대왕의 음성이 들린 듯하다.
반갑고 한없이 기쁘다. 아이돌의 해외 영상에선 우리말을 곧잘 구사하는 외국인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글은 외국인이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고 치부했다.
이것이 ‘라떼’시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글은 다양한 어미 변화나 ’파랗다’, ‘시퍼렇다’ 같이 섬세하게 분화되는 어휘 등이 외국인에겐 언어의 장벽이었다. 그러나 한글로 만든 노래와 문화의 보급은 한글 확산을 손쉽게 하고 있다.
공자가 그렇듯이 아는 것보다는 좋아함이 낫고 좋아함보다는 즐김이 낫다고 통찰했듯이 지식으로 접근하면 어려울지라도 즐김의 차원에선 가볍게 ‘높은 장벽’ 따위는 해결이 된다.
“새만금 수라 갯벌에서 KF16 전투기와 민물가마우지 무리가 상공에서 충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는 기사다. 기자는 ‘조류충돌’을 사진과 함께 ‘버드스트라이크’라 쓰고 있다. 한글날을 하루 앞둔 기사가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 언어를 대중에 노출, 사용하는 자들이 한글의 확장성에 신경을 쓴다면 주시경 선생이나 최현배. 소파 방정환 선생이 하늘에서 웃을 것이다.
BTS와 같이 우리 문화에 대한 인식의 자존감을 늘 주머니에 넣고 살아가야겠다.
한글날도 우리의 문화는 높고 널리 귀하게 확산이 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글의 풍요로움을 다듬고 속이 깊게 폭이 넓어져야 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안 쓰는 사람이 없는 한글이다. 한글은 우리 삶을 뜻이 깊은 문화의 민족으로 만들었다. 한글의 힘을 어떻게 길러볼까. 2046년이면 한글 창제 600주년이다.
세종대왕과 집현전의 학사에게 당당한 대화의 문화 행사를 만들어 그들의 위패 앞에 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