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와 호혜평등 한일관계-정답은 극일!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1년 10월 04일(월) 16:33 가+가-

일본 100번째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64) 전 당 정무조사회장이 승리했다.
유력한 총재 후보였던 고노 행정개혁 담당상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40~50% 지지를 받는 등 1위를 놓치지 않았지만, 국회의원들의 ‘당심’이 선택한 것은 ‘개혁’을 내세운 고노 담당상이 아닌 ‘아베 노선’을 사실상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기시다 전 정조회장이었다.
한일관계에 줄곧 평행선을 걸어온 아베 전 총리와 스가 현 총리를 지켜보면서 이들의 노선을 이어 가겠다는 기시다의 총재 당선은 미래의 한일 관계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한일 관계를 예측하여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면 더 나은 관계 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외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겠다는 염려는 있지만 한일 관계는 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 국민의 머릿속에 불평등한 관계로 자리 잡고 있기에 전문가가 아니라도 일본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자세, 그들의 속내를,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도 정확히 꿰뚫어 보고 해법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을 뛰어넘는 일, 극일만이 선린외교의 장을 열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필자는 일본의 새 총리가 선출되는 즈음에, 빛바랜 한일 관계이지만 다시 들어내 놓고 우리의 생각을 가다듬는 소중한 시간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꽉 막혀 있는 한일관계가 임기 중에 개선의 돌파구를 찾기는 힘들 것 같다. 양국의 정치일정만 봐도 한일관계를 푸는 데 에너지를 쓸 여유가 없다. 아마 양국에 새 정권이 들어서면 뭔가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이때를 대비해, 꽉 막혀 있는 양국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해법을 물밑에서 활발하게 논의하고 찾는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이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출판된 <대전환 시대의 한일관계> (제이 앤시, 2021년 6월 28일 발행, 서울대 일본연구소 한일관계 개선방안 연구 TF 저)를 읽었다
이 책 서론에서, TF의 팀장인 김현철 서울대 일본연구소 소장은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한일관계가 문재인 정권 들어서는 과거사에서 무역 갈등, 안보갈등까지 번지는 복합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 배경에는 구조적 요인이 있는데, 한국 쪽의 요인으로 ▲한일 사이의 경제력의 급격한 축소(2018년 구매력 기준으로 1인당 GDP 일본 추월) ▲문화적으로 한류가 세계적으로 일류를 능가 ▲코로나 방역에서 일본보다 선방을 들었다. 이런 성과 속에서 과거 일본을 우러러봤던 ‘소니 세대’에서 일본에 당당한 ‘김연아 세대’가 한국의 주류가 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 쪽의 구조적 요인으로는 △잃어버린 30년을 거치며 경제 정체와 급속한 노령화 진전 △경제규모에서 중국에 추월당하며 3위로 전락한 사례를 들며, 이런 속에서 잠재돼왔던 민족주의가 분출되기 시작했고 아베 신조 정권 이후엔 자학적인 역사관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적 대전환기에 한일관계를 새롭게 정리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려고 TF를 조직해 ●역사화해 ●외교안보 ●경제통상 ●사회문화로 나누어 연구를 했다고 밝혔다. 내용을 살펴보면 각 분야에 정교한 분석과 대응 방안을 제시하여 교과서 같은 안정감 있는 느낌을 가졌다.
또 말미에 제언한 10대 제언은 논의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제언이라고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필자는 한일관계의 오랜 역사가 말해 주듯이 정상적인 선린 외교와 호혜평등의 원칙이라는 국제법상의 보편적인 가치가 통하지 않는 나라라고 하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준비된 이러한 대응방안을 가지고 접촉하되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극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투 트랙으로 대응해 가자라고 주장한다.
극일은 모든 분야에서 일본을 이기고 뛰어넘자 이다. 이기고서야 그들을 우리 곁으로 끌어 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뛰어넘어야 할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하여서, 우위를 확보하고 과거사를 정리하는 용서와 화해로, 그들이 진정으로 다가오는 선린 우호관계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최근 일본을 추월한 분야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극일을 가능케 하는 긍정적인 신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 일 간 경제·경쟁력 격차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1990년대 일본에 비해 현저히 열세를 보였던 한국의 국가·제조업 경쟁력과 구매력 평가(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등이 30년 만에 일본을 추월했다. 반면 소재·부품 관련 무역수지, 노벨 과학상을 비롯한 기초과학 경쟁력은 여전히 일본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뒤 떨어져 있는 분야를 집중 분석하여 앞서 가도록 함으로써 일본과 대등한 상황을 유지하며, 한일 관계가 국제 질서에 순응하여 비로소 정상적인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심기일전하여 극일을 이루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