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악당 오명 벗어야’… 정부, 탄소감축 목표 40%대 검토
문 대통령, 지난 2일 점검회의서 40% 이상 감축 필요성 주문
‘기업부담 가중’ 부처 난색… 사후 기회비용 감안 논리 설득
작성 : 2021년 09월 15일(수) 16:56 가+가-

정부가 현재 최종 수립 단계에 있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최소 40% 대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서 명시한 최소 35% 이상 감축 목표보다 5% 포인트 가량을 더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1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탄소중립 추진현황 점검 관계 부처 장관회의에서 탄소중립기본법에 담긴 35% 이상 감축이라는 하한선에 대한 부족함을 지적했다. 국제사회로부터의 ‘기후 악당국’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표치로는 부족하다는 취지로 추가 상향을 주문했다.
회의에서는 일부 경제 부처 장관들이 경제계의 수용 가능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한선인 35% 감축 목표 이행으로도 부담이 크다는 논리를 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선진국들의 사례를 들며 최소 40% 이상 감축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정부 관계자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국만 감축 목표를 낮게 잡았다가 추후 국제사회로부터 받게 될 평가까지 멀리 내다봐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 주문의 취지였다”며 “최소 40%대 이상 감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고 했었다”고 말했다.
실제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이상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영국은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68% 감축을 제시했다. 일본도 2013년 대비 46% 감축 목표를 내세웠다.
회의에서는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불신이 깔린 상태에서 추후 해외진출 기업들이 탄소국경세를 부과받거나, 시장 퇴출 조치 등이 우려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한 기회 비용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로 장관들을 설득했다.
기업들이 당장 감축 이행 단계에서 발생할 비용만 생각하다가는 오히려 존폐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미래 산업경쟁력 확보라는 장기적 측면에서 적극적인 감축 목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여러 계기로 탄소중립 목표의 상향 필요성과 함께 국제사회에서의 책임 이행을 강조해 왔다. 상향된 목표치 이행에 대한 자심감을 강조하며 독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다음 달까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함께 상향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라며 “최대한 의욕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반드시 실천해냄으로써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또 “탄소규제가 강화되는 새로운 무역질서가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탄소중립은 기업들에게 더욱 절실한 생존의 문제”라며 “정부는 기업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내면서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7일 ‘제2회 푸른 하늘의 날 기념식’ 영상 메시지에서 문 대통령은 최소 35% 상향 감축 목표를 언급하며 “보다 일찍 온실가스 배출 정점을 기록하고 오랫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온 나라들에 비하면 훨씬 도전적인 목표”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