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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시에 길을 묻다
최창일 시인.문화이미지심리학자
작성 : 2021년 08월 31일(화) 16:31 가+가-
시가 걷는 길은 청정(淸正)의 길이다. 정치가 추구하는 길은 내일(來日)을 위한 길이다. 시와 정치가 미래를 위한다는 점에서 동행자들이다. 청정의 길이란 공자 선생께서 하신 말이다. 시를 공부하는 것은 사람이 청정한 길, 바른길의 의미다. 시의 추구는 청정 이상, 이하도 없다는 뜻이다.
공자의 대표적인 편집서, 시경(詩經)도 청정으로 요약된다. 인간이 청정으로 가는 길은 하나의 길만이 아니다. 수많은 길이 있다.
그래서 시를 창작하는 방법의 교과서도 없다.
어느 날 이근배(시인. 한국예술원 회장) 선생과 차 한잔 나눈다.
선생의 옆에는 고위 공무원으로 퇴직, 시를 공부하는 학인이 있었다. 학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퇴직 시인의 시 수업을 말한다.
“칠순이 넘은 분에게 근원적 시 수업이 되겠어요.” “그가 걸어온 길을 시가 하고자 하는 방향의 길로 고쳐 앉도록 안내할 뿐이지요”. 풀어 말하면 시 수업이란 녹록지 않다는 뜻을 말하고 있다.
정치가 시의 길과 같다는 것은 정당들의 강령에서 마주친다.
거대 야당인 ‘국민의힘의 강령’의 제목은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강령도 유사하다. ‘공정, 안정, 포용, 번영, 평화를 핵심 가치로 삼는다.’로 요약된다.
정의당 강령은 정의로운 ’복지국가 지향’으로 요약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 개의 당, 강령을 다 나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요약하면 공자의 시경이 주장 하듯, ‘인간의 더 나은 길’과 청정의 길이 전부다.
주일에 목사님의 설교는 늘 다른 제목으로 설교한다. 하지만 한마디로 정리하면 인간의 가야 할 더 나은 길을 말한다. 모든 교회의 공통된 메시지일 것이다.
국민의힘 젊은 대표인 이준석이 정치적인 수사(修辭)는 늘 훌륭했다. 그는 어수선한 잡탕의 정당론을 단숨에 비빔밥 정당이라는 한국 고유의 그림으로 바꾸어 버렸다.
우리는 늘 대하는 비빔밥이기에 간편, 쉬운 음식으로 생각한다.
비빔밥은 보기에는 쉽지만, 다양한 채소와 함께 비빔의 순서를 통해 맛을 낸다.
비빔밥을 잘못 비비면 밥알이 곤두서고 짠 부분과 싱거운 부분으로 뒤죽박죽이 된다.
비빔밥론을 우아하게 구사한 이준석의 지도력은 출발 2개월이 넘기도 전에 흔들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치는 시와 같이 답이 없기에 늘 출렁이는 파도와 같다.
가라사대, 야당 대표의 정치적 담론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시와 정치의 길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모차르트에게 배움을 청하려고 오면 교습비가 천차만별이었다.
초급반은 적게 받고 고급반은 많이 받았다. 이유를 물었다.
“어디서 이상한 것을 잔뜩 배워온 분들은 교정하는 일이 어려워요. 차라리 맹탕 모를 때가 가르치기 쉬워요.“
인생이 살아가는 방법은 예술이나 정치나 모두가 쉽지 않다. 결과는 ‘더 나은 길을 가는 길’인데 그게 그리 만만, 쉽지 않다.
가까이 지내는 시인이 여름이 떠나는 길목, 처서(處暑)에 대한 시를 만들었다며 보내왔다. 시인이 속한 밴드에도 올렸다. 시인의 시를 본 밴드의 회원이 가을의 시에는 가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 조언을 했다.
시인의 시가 지적을 받은 셈이다. 시인이 타자의 시를 지적하는 것은 평론가의 입을 빌리지 않고는 무뢰한 처신일 것이다. 이럴 때 지켜보는 시인들은 난감하다.
위로한답시고 “사바(娑婆)세계는 늘 출렁이는 거지요.” 하고 웃어주었다.
시는 뚜렷한 공식이 없다. 어느 시인은 한 분의 선생께 7년을 공부했다. 또 다른 시인은 10년을 공부했다. 시집을 내지 않고 수업만 줄기차게 받았다. 결과적으로 7년, 10년의 수업을 받고 상제 하는 시인의 시집의 내공은 만만치 않다.
처녀 시집을 낸 시인이 아니었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 의원을 하기 전 보좌관으로 정치 수업을 받는다.
이준석 대표도 보좌관 생활도 했지만, 출마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래서 시와 정치는 어렵다는 것. 더 나은 길을 가는 것은 같지만 만만치 않다.
정치가 길이 있다면 씨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
이유는 정당의 강령은 시가 가는 길, 인간이 더 나은 길을 추구하는 것이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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