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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 100만 시대! 치매 친화적인 공동체를 만들면 어떨까?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1년 08월 16일(월) 16:37 가+가-
3초에 1명, 1분에 20명, 1시간에 1200명…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치매환자 수다. 믿기 어렵기도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치가 두렵기까지 하다.
우리나라의 실정은 어떨까?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치매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 47만 명이던 치매인구는 2015년에 64만 명으로 늘었고 2021년인 금년에는 87만 명으로 늘었으며 머지않아 100만 명이 넘는 치매인구와 함께 사는 치매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재정비용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2012년에 10조, 2040년에는 100조에 가까운 비용이 지출되리라 예측하며,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치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은 어떤 상황일까? 치매예방 관리 센터의 설문조사를 보면 ‘치매는 바보가 되는 병이다’라는 질문에 무려 56퍼센트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한 부모가 치매에 걸린다면 집에서 모시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6퍼센트가 요양시설에 모시겠다고 답했다. 한 인터뷰에서는 “내가 만약 치매에 걸린다면”이라는 물음에 다수의 노인들이 “하루빨리 죽는 게 낫다”라고 답변했다. 이렇듯 치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암보다 더 무서운 질병으로 여기고 있다. 기억을 상실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할 것인가가 온 인류의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치매 친화적인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치매정책발전협의체’를 구성해 금년 8월 6일 오후 2시 국립중앙의료원 대회의실에서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치매정책발전협의체(이하 ‘협의체’)‘는 노인인구 천만 명, 치매환자 백만 명의 초 고령사회를 앞둔 상황에서 그간의 치매관리정책을 내실화하고, 지역사회 치매환자 돌봄에 대한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협의체다. 국가 치매관리 패러다임(인식 체계)을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관점으로 확장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을 단장으로 중앙 치매센터, 학계, 의료계, 수요자(치매환자 가족) 단체, 돌봄·복지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 운영하고 있는데, 정부가 2017년 9월 치매 국가책임제를 선언한 이후, 국가 차원의 치매관리를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몇 년 전이지만 명견만리 제작진이 네덜란드 호그백 마을을 취재하여 게재한 글을 읽어보고 우리 정부에서도 시범적으로 이런 마을을 조성하여 운영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소개한다.
“치매에 대해 취재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네덜란드의 호그백 마을이다. 이곳은 치매 환자가 살아가기에 가장 이상적인 마을이었다. 마을 전체가 치매 환자를 위해 만들어졌음에도 요양원이라고 이름 붙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온전한 삶이 살아있는 마을 그 자체였다. 이곳을 취재한 것은 단순히 시설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기존의 시설들이 치매 환자를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격리시켜 요양이라는 굴레에 가두었다면, 이곳은 환자가 자신의 삶으로부터 격리되지 않았다. ‘일상’ 이곳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치매 환자의 일상이었다. 미용실도 가고,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 사람들과 어울려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며, 치매를 앓기 전의 일상을 변함없이 누리고 있었다. 이러한 일상성을 살린 호그백 마을의 핵심 가치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필자는 호그백 같은 마을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면, 치매로 요양시설에서 고생하셨던 어머니, 잘 모시지 못했던 지난날의 후회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그 그늘에서 벗어 날 수 있을 터인데 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녀들은 그런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오로지 시설이나 병원만이 치매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치매 때문에 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치매를 일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코 치매라는 감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에 걸린 이들을 돌보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이미 일본은 20년 이상을 치매 대응의 일환으로 요양시설을 짓고 환자를 돌보는 간병비를 포함한 사회적 비용 때문에 재정이 바닥난 상황이다. 세계의 귀감이 되었던 일본의 치매 대응 시스템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와 일본 재정을 구멍 낸 주범이 된 것이다.
결국 전 세계가 치매 대응을 위해 내놓은 결론은 치매에 걸린 우리 가족과 이웃이, 동네에서,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계속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해법은 대단하거나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금 내 생각은 치매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고, 주변 사람들에게 치매는 감기처럼 흔하게 걸릴 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다닌다. 치매에 대해 무지했던 나부터 바뀌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사회와 정부가 치매라는 문제를 절실한 공통의 과제로 받아들여서 치매 친화적인 삶터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정책과 변화를 찾아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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