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광주문학관 건립을 생각하며
김용주 광주시 문인협회 상임기획이사
작성 : 2021년 05월 23일(일) 16:38 가+가-

오랜만에 사직공원에 들렀다.
광주에 살면서도 수십 년 만에 온 것 같다.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유독 단풍나무의 수림대가 아름다웠다. 뜬금없이 사직공원을 찾은 것은 아니다.
소설가 박인순 작가의 신작소설 “그 남자의 가슴에 신의 눈물이”라는 작품속의 사직공원을 둘러보고 싶어서였다. 50여년전만해도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시민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사직 동물원에 몇 번 온 기억이 아슴아슴하다.
소설이 1980년도를 배경으로 쓰여 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바로 옆에 있는 광주공원도 둘러 볼 겸 발길을 돌렸다.
광주공원은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기세를 뽐내며 새잎들이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다. 시민회관이 현충탑 아래 떡 버티고 있고 1층에는 주로 상점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문득 이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현재 건립 중에 있는 불안한 광주문학관도 떠올랐다.
광주문학관은 25년 넘게 원로 문학인과 광주시가 논쟁만 벌이다가 겨우 이제야 건립하게 되었다.
문학인들의 숙원이 30여년 다되어서야 성취될 것만 같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듯이 성취하는 즐거움보다 누가 문학관을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앞선다.
아무리 좋은 건물이라도 이용자가 없으면 흉물이 된다. 사실 문학관이 없던 지난 세월에 문학인들이 창작활동을 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다. 꼭 문학관이 있어야만 작품을 쓰는 것도 아니다.
문학인들이 만나서 작품에 대한 공감과 공유 내지는 시론을 나누고 문학을 지향하는 후진 양성을 위해서 필요한 공간이다.
문학은 모든 예술의 장자로 삶의 원천이자 한 시대의 정신세계를 이끌어가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문학이 없는 사회는 진정한 인간으로서 지향점을 가질 수 없는 암흑세계나 동물사회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 저변의 정서적인 사회분위기 조성에 밑바탕이 되는 중요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근년에 들어와서 광주광역시는 북구 각화대로 91에 광주문학관을 건립키로 하였다.
대지면적 8,898㎡ 연면적 2,730㎡(지상4층)에 총사업비 13,600 백만 원(전액 시비)을 들여 건립한다고 한다. 2021년 건축공사를 착공하여 2022년말 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으로 추진 중에 있다.
건축현장을 몇 번이고 가보았다.
시화마을에 건립되는 광주문학관 주변은 문학인들의 사유의 공간이라고 하긴 너무나도 거리가 먼 장소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건물을 짓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접근성도 좋아 보이지 않고 진입도로를 새로 개설하지 않은 한 복잡한 진입도로로 인해 사고의 위험성도 있어 보인다. 건립될 문학관 위로는 제2순환도로인 고가도로가 지나고 있다. 들어설 건물 자체가 소음 등에 시달릴 것만 같고 혹 사고라도 발생하게 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것만 같다. 뜻있는 문학인 몇몇이 광주문학관 건립 장소의 부적절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광주광역시는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입을 막고, 귀를 닫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앞으로 문학관에 어떤 콘텐츠를 도입하여 운영할지 모르겠다. 한 번 짓은 문학관은 백년대계를 고려한 역사성 있는 명품관이 되어야 한다. 특히 문학관 주변 환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왜 그렇게 많고 많은 좋은 장소를 두고도 이런 곳에 꼭 서둘러서 건립해야만 한가 매우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왕에 늦은 문학관 건립, 문학인들의 의견수렴을 다시해서 추진해야한다. 지역문학 원로라는 몇 사람을 설득하여 문학관 건립이 추진된 것은 문제가 있다.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되고 두고두고 후대에 까지 욕을 먹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그동안 들어간 비용을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장소에 문학관을 건립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건립비용도 적게 들고 접근성이나 주차장 확보 등이 확보된 광주시민회관 자리에 문학관을 건립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