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불평등 영화 상영 교사 두 번째 직위해제 취소
직위해제→무혐의 처분→지위 회복→직위해제→취소
관할 교육지원청 교육장 직권으로 직위해제 처분 취소
작성 : 2020년 10월 21일(수) 17:28 가+가-

성교육수업 중 신체 노출 장면이 담긴 프랑스 단편영화를 상영, 수사까지 받았던 중학교 도덕교사 배이상헌씨에 대한 두 번째 직위해제 처분을 관할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직권으로 취소했다.
21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배이 교사는 지난해 한 차례 직위해제를 당했다가 검찰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고 지위를 회복했다.
이후 시교육청은 수업 중 부적절한 발언, 수업배제 불응, SNS를 통한 신고 학생들에 대한 가해 등을 이유로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관할 교육지원청은 중징계 의결이 요구된 교사로 학교에서 정상적 학생지도와 교육활동 등의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 지난 19일 다시한번 배이 교사의 직위를 해제했다.
하지만 관할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이 처분을 직권 취소했다. 국가공무원법(73조의 3)상 직위해제에 관한 조항이 강행 규정이 아닌 만큼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해당 교육장은 “직위해제의 근본 목적은 피해 학생들과 교사를 분리하는 것이다. 배이 교사는 이미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배이 교사에게 중징계가 요구된 상황인 만큼 징계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 굳이 직위를 해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결정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배이 교사는 관할 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1차 직위해제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며, 이 재판은 오는 11월1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배이 교사는 2018년 9∼10월 1학년, 지난해 3월 2학년을 대상으로 ‘성과 윤리’ 수업을 하면서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Oppressed Majority·2010)를 상영했다. 10분 분량의 이 영화는 남녀 간 성역할을 뒤바꾼 ‘미러링 기법’을 활용, 성불평등을 다루고 있다.
육아를 책임진 남성이 여성들에게 성희롱과 성폭행을 당하고, 여성 경찰관이 가해여성 편에서 수사하는가 하면 남성들이 상의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현실의 모습을 빗대 여성 배우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공공장소를 거니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교육청은 지난해 6월 일부 학부모로부터 민원이 제기되자 성비위 사건 매뉴얼에 따라 학생 전수조사에 이어 배이 교사의 수업 배제와 함께 수사를 의뢰했고, 배이 교사가 이에 반발하며 페이스북 등에 공개적으로 비판 글을 연재하자 경찰의 수사 개시 다음날인 7월24일 배이 교사를 직위해제했다.
경찰은 여성 신체 일부가 노출되는 장면 등 일부 장면들이 중학생이 관람하기엔 부적절하다고 판단, 같은 해 9월 이 교사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