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
김철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 한국학장
작성 : 2020년 09월 06일(일) 16:39 가+가-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었던 리승만 박사는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를 벗어나 광복을 맞자 우리국민들에게 늘 입버릇처럼 주창하던 구호가 있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이었다.
그로부터 75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지구촌에 사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좌우명이 하나 생겼는데 바로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라는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명명된 이 말은 지난해 말 중국 사천성 우한시에서 처음 발발한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말이기도 하다.
지난 6일 현재 전 세계의 코로나 확진환자는 2천7백만 명을 넘었고 우리나라의 국내 확진환자도 2만 1177명을 돌파했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334명, 현재 검사진행자는 4만6천 621명이며 격리해지자는 16,146명에 이르고 있다.
이 바이러스 전염병이 처음 시작된 지 이미 10개월째 접어들지만 그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여전하여 모든 나라가 불안과 공포 속에서 긴장하고 있다.
그런데 엎친데 겹친 격으로 무려 2개월 가까이 계속된 장마가 끝나기가 무섭게 태풍이 뒤를 이어 그로 인한 인명피해와 농작물 피해 등이 상상을 초월 할 만큼 막대한 실정이다.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재앙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바람에 국민들의 삶은 피폐 할대로 피폐해지고 모든 것이 마비되어 멈추어버리는 바람에 경제적 피해로 인해 하루에도 문을 닫는 조그만 소상공인들의 생업과 종업원들의 실직문제 등이 산처럼 쌓여만 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난제들을 풀어갈 명쾌한 수습 안은 전혀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겨우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며 살아가는 서민들의 고달픈 삶이 눈물겹기만 하다.
거기에 다가 지난번 우리나라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간 제 9호 태풍 ‘마이삭’ 보다 더 위력이 쎈 제10호 태풍인 ‘하이선(HAISHEN)’이 또 다시 한반도를 향해 올라오고 있어 아직 지난번 태풍피해를 복구조차 못한 상태에서 벌렁거리는 가슴을 안은 채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번 태풍 ‘하이선’은 중국에서 그 이름을 제출한 바다의 신을 의미하는데 중심기압이 무려 985h Pa이며 최대풍속은 27m, 강풍의 반경이 280km나 된다고 하니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 뚜겅 보고도 놀란다.’는 옛말과 같이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계절은 이미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가을의 전령사라는 매미소리조차 다른 해보다 더 처량하게 들리는 것 같다.
매미는 땅 속에서 7년을 기다리다가 세상에 나와 약 10여일 정도 살다가 생을 마치는 곤충인데 매미가 우는 것은 오로지 짝을 만나기 위해서란다. 옛 선비들은 매미의 삶을 군자의 다섯 가지 덕을 겸비한 것으로 여겼다.
첫째는 매미의 곧게 뻗은 입이 선비가 쓰는 갓끈과 같아서 학문(學問)에 뜻을 둔 것과 같고, 둘째, 농부가 힘들게 지은 곡식을 해치지 않으니 염치(廉恥)가 있으며, 셋째, 매미는 자기가 살집을 짓지 않으니 욕심이 없어 검소(儉素)하고, 넷째, 자기의 죽을 때를 알고 스스로 지키니 신의(信義)가 있으며, 다섯째, 매미는 이슬과 수액만 먹고 사니 청렴(淸廉)하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정사를 볼 때 머리에 쓰던 모자는 익선관(翊蟬冠)이라 하여 매미의 날개를 본 뜬 것이며 매미의 다섯 가지 덕을 생각하며 백성을 다스리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이 모자가 매미날개를 닮았는데 ‘익선관’의 ‘선(蟬)’은 매미 ‘선’이다.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매미가 큰 소리로 우는 것이나 자연의 변화는 스스로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데 이 다섯 가지 덕(德 )을 잃어버린 인간들은 서로 다투고 싸우고 파괴하면서 돈에 노예가 되어 끌려다니다보니 고귀한 인간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것이다.
자연이 주는 재앙을 당하면서도 그 원인과 이유를 깨닫지 못하는 인간들의 급선무가 무엇보다 잃어버린 인간성 회복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