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혁신을 낳는다
김정환 언론인
작성 : 2020년 08월 30일(일) 16:44 가+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세계경제가 마비된 상황에서 기록적인 56일간의 장마가 끝났다. 안도의 한숨을 거두기도 전에 다시 역대급 태풍 ‘바비’가 호남 지역을 할퀴고 지나갔다.
게다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여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호남의 젖줄 영산강 끝자락에 위치한 영암은 다행히도 큰 피해 없이 장마와 태풍을 이겨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무너진 지역 경제를 되살리기는 녹록치 않다. ‘잘 버티고 계신가요?’라는 인사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지역 주민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무력감에 휩싸여 있다. 여느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산업 기반이 취약한 영암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만연된 경기침체로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야속한 코로나 바이러스 탓만 하며 허송세월을 할 수는 없다. 갖은 고난을 이겨내고 준비하는 자에게 행운이 찾아온다고 했던가? ‘위기(危機)’는 반전의 기회를 품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찾아내고 그것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다. 우리 곁에 오랫동안 있어서, 너무나 흔해서 그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흘려버리는 것들을 재발견해야 한다. 영암군이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자원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것인가?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경제가 무너진 지금이 바로 이런 생산적 고민을 해야 하는 적기이다. 한강 이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월출산의 정기를 먹고사는 영암, 전남 서남부의 교통 요충지로서 타 지역 사람들과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는 이곳은 예부터 물산(物産)이 풍부하고 인심 좋기로 이름났다. 오랫동안 이웃 강진에 살다가 이곳 영암으로 이사 온 사람으로서 이 고장이 고향처럼 편안한 이유이기도 하다.
월출산의 기암괴벽은 하도 변화무쌍하여 능선을 오를 때 마다 조금씩 모양이 달라진다고 한다. 800미터 남짓한 산이지만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월출산을 한 번도 오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월출산을 한번만 온 사람은 없지 않을까? 그러나 월출산은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 이것은 비단 영암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남 서남권 지역의 관광자원 활성화에 있어 아킬레스건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목포, 강진, 해남 등 타 지자체와 협력하여 관광 클러스터로 개발함과 동시에 전국적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
여수, 순천 등 동남권 지역이 KTX 연결과 여수엑스포를 통해 전국적 관광지로 거듭났지 않은가? 여수를 벤치마킹한다면 충분히 전남 서남권도 각광받는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토질 좋은 영암의 명물인 무화과는 국내 총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무화과는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강장제로 쓰이기도 한다.
옛부터 무화과는 소화불량, 변비, 설사, 각혈,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는 신비의 과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맛도 좋고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한 무화과는 장기간 보관이 어렵다. 이 단점을 극복하는 방법을 학계와 지자체, 민간이 협력하여 연구해야 할 것이다. 영암의 또 다른 먹거리로는 뻘낙지가 있다. 천혜의 갯벌에서 나는 뻘낙지는 전남 서남권이 자랑할 만한 가치가 있다. 주말이면 멀리 수도권에서 수많은 미식가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앞서 말한 서남권 관광 클러스터의 대표 먹거리로 뻘낙지가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창의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북 고창군이 민물장어와 복분자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영암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훌륭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 우리에게 내려준 신의 선물을 잘 활용한다면 영암도 가계소득이 증대되고 더욱 살기 좋은 고장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교통이 편리한 영암이 서남권 발전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언젠가는 극복될 것이다. 그것이 당장 올해 말이 될지 내년이 될지 알 수 없을 뿐이다.
지금은 남 탓, 정부 탓, 세상 탓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을 재발견하여 그것의 가치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지 각 경제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위기 속에서 준비하는 자들은 언제나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며 밝은 미래를 보장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