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자판기 최재형 감사원장
김철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 한국학장
작성 : 2020년 08월 23일(일) 16:43 가+가-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아주 조심스러운 일이다. 일생동안 모범적인 삶을 살아오던 사람도 죽음을 앞두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나 잘못 할 수도 있고 생각과는 달리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최근 국회에서 집권여당의 일부 국회의원들이 최재형 현직 감사원장을 향해 막말로 욱박지르며 입에 거품을 물고 추태를 벌였다.
그 이유는 최근 감사원에서 원자력발전소에 관련해 내부에 쓴 소리를 던진 것에 대한 막무가내 식 질타였다.
항간에 떠도는 말 가운데 문재인정부가 가장 잘한 일 가운데 하나가 최재형 감사원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발탁해서 정부기관가운데 가장 공정해야할 기관의 책임자로 세운 것 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직접 임명장을 주어 발탁한 두 사람을 향해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협력해야 할 집권여당의원들의 이유 같지 않는 질책과 호통은 임명권자에 대한 뜻과는 상이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과연 누구인가?
그가 감사원장을 맡기까지 그의 행보가 어떠했으며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 그의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아버지는 올해 92세를 맞은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그는 1950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임관 된지 4개월 만에 6·25 한국전쟁을 겪었다. 전쟁발발 하루만인 6월26일 부산동북쪽으로 기습 침투하던 북한무장선박을 격침시켰다.
북한군이 최소 600여명이나 승선했던 것으로 추정된 함정을 격침시킨 이 전투는 6·25 최초의 해전이자 승전이기도 했다.
전사(戰史)학자들은 이 전투에 대해 “부산항은 당시 한국에 군수 보급품과 증원 병력을 투입 활 수 있는 유일한 항구도시로 무장 북괴군을 수장시킨 것은 전략적으로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최 대령은 70년간 전장과 사회를 누비며 조국을 위해 온 몸을 불살랐다. 그가 임관직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 함 갑판사관 겸 항해사, 포술사로 활약했다. 나라에 함정을 사올 돈이 없으니 해군 장병들이 월급을 모우고 해군 가족들이 뜨개질로 돈을 벌어 미국에서 사온 전투함이 바로 백두산 함이다.
최 대령은 국민의 힘으로 지켜낸 나라를 계속 지켜야한다며 6·25 당시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우리나라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도우심이고 온 국민이 합심했기 때문이라며 소년병과 여성, 50대 지게 부대가 모두 합심해 전 국민이 힘을 합쳤기때문이라고 했다.
최 대령은 금성충무무공훈장 등 무공훈장 4개를 받고 1968년 전역한 뒤 지금까지 주로 안보강연을 다니며 전사자 유족 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슬하의 아들 넷을 모두 장교로 복무시켰고 그 아들 중 현 감사원장인 최재형은 온 가족이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최 원장에게는 젊은 시절부터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별명이 있었다. 바로 ‘미담 자판기’ 라는 별명이다.
지난 2014년 2월 서울가정법원장에 임명되었을 때 법조계에서는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2남2녀를 두고 있는데 이 중에는 입양한 아들 두 명이 포함돼있다. 아이들을 입양해 정성껏 키운 그가 가정사를 주관하는 가정법원장 자리에 오른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덕담이었다.
그가 경기고 2학년 때부터 다리가 불편했던 친구를 등에 업고 졸업할 때 까지 2년 내내 등하교를 시킨 것은 경기고에서 전설처럼 자랑해하는 실화이다.
두 친구는 서울대 법대에 나란히 입학했고 이후 대학시절에도 친구의 등하교를 도왔으며 1981년 사법시험에 나란히 합격을 했다.
사법연수원에 출퇴근할 때도 친구를 업고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 중인 다리가 불편했던 친구는 말하길 “재형이는 하나님께서 보낸 천사이며 법조인의 양심을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라고 평가했다.
최 원장은 말없이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살피며 드러내지 않고 선의 가치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윤리의 실천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한 결 같이 해내며 곧은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인격과 삶이 일치하는 분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기의 시대에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봉사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지 못할망정 태클을 거는 일부 몰지각한 정치꾼들의 장난에 원초적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조국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들을 함부로 대하는 자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