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에서 벗어나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0년 08월 19일(수) 16:56 가+가-

남미에는 허기질 때 씹으면 음식에 대한 열망이 사라지고 배고픔에서 벗어나 기분이 좋아지는 나뭇잎이 있다.
그 잎에는 마약 성분이 있어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에게 자신이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는 확신을 준다.
그런데 영양분이 전혀 없어서 결국 죽게 된다.
나무에 속은 것이다.
한나라 궁궐에는 수천 명의 후궁들이 있었다. 오직 왕을 바라보며 평생을 살아야 하는 미인들은 왕이 자신을 찾게 하려고 온갖 수단을 연구했다. 그러나 왕은 그 많은 미인들을 만족하게 해 줄 수 없는지라 황실 화가에게 그들의 모습을 그리게 해서 그 그림을 통하여 선택했다. 그렇게 되니 후궁들은 앞을 다투어 화가에게 뇌물을 주었다. 돈맛을 본 화가는 뇌물의 많고 적음으로 후궁들의 아름다움을 조작하게 되었다. 어느 해 왕은 걸핏하면 자기 나라 변경을 어지럽히는 흉노족 왕에게 후궁 한 사람을 선물로 주기로 했다.
사람이 남에게 억지로 줄 때 가장 좋은 것을 줄 리가 없다. 그래서 화가의 그림을 토대로 가장 밉게 생긴 후궁을 주기로 하고 흉노족 사신에게는 거짓 칭찬을 한 다음 작별 인사하러 갔다. 그런데 후궁은 동서고금에서 찾을 수 없는 눈이 부실 정도의 미모의 소유자였다.
왕은 아깝고 절통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체면과 약속한바 때문에 고스란히 주고 말았다.
그녀가 바로 중국 역사에 소문난 양귀비, 서시, 초선과 함께
4대 미인으로 꼽히는 왕수군 이었다.
뇌물을 받고 사심으로 붓을 휘둘러 최고의 미인을 추녀로 그려낸 황실 화가 모 연수는 그날로 목과 몸뚱이가 분리되는 참화를 당하고 말았다. “그 이웃을 쳐서 거짓 증거 하는 사람은 방망이요 칼이요 뾰족한 살이니라”
밝고 건강한 삶을 살려면 위선의 탈을 벗고 늘 진실 앞에 서야 한다. 거울 앞에 섰을 때 얼굴이나 옷맵시를 고칠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진실 앞에 서야 자신의 왜곡된 인생의 삶과 마음을 교정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진리를 따르는 자라야만 바른 가치관을 남길 수 있다.
보루네오 섬의 네펜세스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 벌레를 유인한다. 꽃잎의 아름다움에 취한 벌레가 끌려드는 순간 벌레의 목숨은 끝장난다. 특수한 소화액을 내뿜어 벌레를 녹여 버리는 것이다.
북미의 시라세니아 잎도 벌레를 잡아먹는 명수다. 잎에서 단 꿀을 내뿜어 벌레를 유인한다. 그 꿀의 유혹에 말려들면 벌레는 목숨을 건지지 못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그에게로 가는 자는 돌아오지 못하며 또 생명 길을 얻지 못하느니라”
어느 누구도 인생의 삶 속에서 네펜세스와 시라세니아와 같은 유혹에 대한 보장을 받은 사람은 없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더없이 향기롭지만, 자신과 이웃을 절망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물질 만능과 성적인 방종이다. 돈을 얻는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비는 바람에 부모 자식의 천륜마저 깨어지는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
성적인 유혹에 빠지면 영혼이 불안해지고 이성을 마비시켜 욕정의 노예가 되어 사망에 이르는 음행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고 가정과 인생을 망치고 만다.
인도 만차닐이라는 나무는 고풍스럽고 목재로 쓰기에도 좋고 열매는 먹음직스럽고 향기로운 냄새를 풍긴다.
그런데 열매를 먹는 날에는 당장 죽고 말며 피부에 열매즙이 몇 방울 닿기만 해도 물집이 생기고 심한 통증을 느낄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도 화려하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유혹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그곳에 눈을 돌려 덥석 무는 순간 인생의 아름다운 것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리기도 하고 파멸의 길을 걷기도 한다. 독버섯과 독과일은 자연도감을 통해 가려내고
삶에 파고 들어오는 독버섯, 독과일 같은 유혹은 진리 앞에 서야만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고 행복한 삶을 위한 절대적인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페르시아 코스로스 황제가 정사를 논하던 고문관들을 불렀다.
“나에 대한 여러분의 거짓 없는 의견을 듣고 싶소. 대가는 지불 하겠소”
그러자 한 사람씩 황제에 대한 갖은 미사여구의 아첨을 했다. 그런데 엘림이라는 고문관은
“폐하 진실은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서 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좋소. 그대에겐 대가를 지불하지 않겠소. 바른말을 해주시오”
그러자 엘림은 황제의 약점과 실정을 낱낱이 아뢰며 안일함을 과감히 떨치고 백성을 위해 일하고 신뢰를 회복할 것을 건의했다.
황제는 생각에 잠기더니 약속대로 고문관들에게 보석을 대가로 주었고 엘림에게는 수상직을 맡아 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다음날 고문관들이 찾아왔다.
“폐하께서 저희에게 주신 보석을 판 상인을 교수형에 처해 주십시요. 그 보석은 모두 가짜였습니다”
그러자 황제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대들 말도 가짜이지 않았느냐”
수없이 다가오는 많은 유혹에도 사람은 자기 유익과 상관없이 진실하고 정직해야 한다.
나 한 사람이 잘못된 발언을 하여 수많은 사람이 잘못될 수도 있다. 무엇을 하더라도 심사숙고해서 결정 내리고 일단 결정하고 말한 것은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한다. 상황에 따라 말이 바뀌면 신뢰와 호응을 기대할 수 없고 모든 일이 틀어질 수도 있다.
오늘도 찾아오는 수많은 유혹을 과감히 뒤로 하고 진리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는 하루를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