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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지름길은 대북 제재의 전면적 해제와 남북 수교·북미 수교
김윤호 논설위원·국회출입기자포럼 회장
작성 : 2020년 06월 21일(일) 17:04 가+가-

지금 남북관계가 대결과 적대의 시대로 돌아갈 엄중한 위기 상황이다. 통일문제를 전공한 학자으로서 결론을 말하면, 평화통일의 지름길, 열쇠는 대북 제재의 무조건적인 전면적 해제와 남북 평화협정, 북미 평화협정, 북일 평화협정 체결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적인 남북 교류협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1970년 진보적인 사회민주당 출신 브란트 수상의 교류협력 통일정책인 동방정책을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시켜서 1990년 보수적인 기독교민주당 출신 콜 수상이 독일 통일을 완성했다.
우리가 반드시 따라야 할 원칙은 아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과 시사(示唆)를 배워야 한다.
10년, 20년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통한 신뢰와 평화, 상생을 거치지 않고 느닷없이 하루 아침에 통일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북한 붕괴론이나 흡수통일론은 가능하지도 않고 수천 조(兆)에 이르는 통일비용과 통일 후의 바용과 사회 갈등을 생각하면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
1990년 노태우 대통령이 6·25 참전 적성국가, 공산주의 종주국 러시아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제주도로 불러서 한러(韓蘇) 수교(修交)를 할 때, 초(超)핵강대국 러시아에게 핵감축이나 비핵화를 요구한 적 없고, 상환조건도 명시하지 않은 30억 달러 차관을 제공하면서 국교(國交)를 수립했다.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이 6·25 참전 적성국가, 북한의 혈맹 중화인민공화국(중공)과 수교할 때도,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고 중국의 엄청난 핵무기를 줄여달라는 요구를 한 적 없다.
지금 우리는 핵 강대국 러시아와 중국에게 핵무기로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면서 무슨 핵감축이나 비핵화(非核化)를 요구하고 있지도 않다.
경제력 군사력 등 국력이 북한의 50배이고, 인구는 두 배인 한국이 한미 동맹의 강력한 핵우산을 쓰고, 북한이 1990년부터 남북 수교, 북미수교를 해달라고, 그래서 정상국가가 되게 해달라고 애걸복걸해도 지금까지 30여년 거부하고 있다. 대북 제재의 지속 강화, 고립 압박, 세계 유일의 분단과 고통의 고착화, 체제 유지를 위해서 죽기 살기로 개발한 핵과 미사일만 먼저 포기하라는 선(先) 비핵화, 미국의 최신 전략무기 수입 세계 1위, 유엔제재에도 걸리지 않는 인도적인 지원까지도 막으면서 남북 교류협력의 모든 문제를 한미워킹그룹을 통해서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상태의 현상 유지로 시간만 간다는 것은 북한에게는 인내의 한계를 넘는 엄청난 고통과 분노의 폭발 밖에 없다. 이판사판(理判事判)의 결단의 시점에 다다랐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진정으로 평화통일을 원하고 화해협력을 바라기 때문에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2018년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 등을 하고, 10만명의 평양 시민들이 순안공항에서부터 평양까지 도로에 나와서 환영했고, 9월 19일 5·1경기장에서 15만명 환영 군중집회를 개최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적인 연설을 들으면서 열렬히 환영하고 백두산 천지까지 김정은 국방위원장 부부 동반해서 등정하는 위대한 통일 역사를 창조했다.
가히 사변적(事變的)이고 혁명적이다.
현재의 남북관계의 상황을 종합해서 판단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이 쎈 강자가 상대도 안되는 약자의 목을 조르면서 괴롭히고 있다고 하면 지나친 비유가 될 것인가.
북한은 열악한 경제 생활에 코로나19로 인한 중국과의 무역까지 거의 막혀서 최악의 주민 민생고(民生苦)를 겪고 있다.
여기에 북한을 압박하는 광범위한 미국의 대북 제재와 유엔의 대북 제재를 한국은 미온적이고 방관적인 자세로 결과적으로 묵인 방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북한은 인내의 한계점, 임계점(critical point, 臨界點)을 넘어서고 있다.
전면전(全面戰)이 아닌 국지전(局地戰) 정도는 이판사판으로 각오하고 일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말이나 회담, 선언으로는 북한은 더 이상 기다리거나 버티기 어려운 절박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화해협력의 햇볕정책 10년의 성과를 보수정권 이명박 대통령이 강경 대북정책으로 모두 무효화시키고 통일의 길에서 역주행(逆走行)하자, 북한은 이명박 정권에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으로 경고하고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과 2010년 11월 연평도 폭격으로 남북관계를 파탄냈다.
대북 대결 적대정책을 계승한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남북 경제공동체와 상생 협력의 마지막 허파였던 개성공단도 먼저 페쇄해 버리고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 위험지대로 몰아 넣었다.
아직도 보수진영은 50년대, 60년대, 70년대, 80년대 반공과 승공, 멸공을 애국과 통일로 착각하면서 대결과 적대 의식을 부추기는 시대착오적인 색깔론과 냉전적인 사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냉전적인 대결의식은 평화와 통일의 길이 아닌 분단과 전쟁의 길이다.
보수진영은 다른 것은 몰라도 통일문제는 말할 자격이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 간의 강경 대결정책을 다시 반복하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 엄청난 러시아와 중국의 핵은 용인되고 제대로 개발되지도 않은 북한의 핵은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인가. 약자인 북한이 살기 위해서, 체제 유지를 위해서 죽기 살기로 개발한 핵을 체제 보장(남북 수교와 북미 수교)은 해주지 않으면서 핵만 억지로 뺏으려고 해서는 문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한미동맹의 핵우산을 못 믿겠다면, 차라리 우리도 핵 개발을 해야 한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세계 유일의 아프고 부끄러운 75년 민족분단이 갈등과 혼란, 대결과 고통 속에서 앞으로 75년을 갈지도 모른다.
나는 부족하지만 통일문제 전문가로서 나의 지식과 경험, 철학을 종합해서 양심에 따라서 쓰고 있다. 결코 북한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천진난만하고 환상적이다, 북한을 어떻게 믿느냐, 북한 대변인이냐 등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아무 힘이 없다.
다만 먼 후일에라도 통일 역사의 한 귀퉁이에서 눈에 띨 하나의 기록을 남겨 놓고자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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